[종합] KT클라우드 출사표, 4월 공공 클라우드 대전 열린다

2022-02-15 17:37
KT 클라우드/IDC 사업부 분리...윤동식 초대 대표 내정
유연한 의사결정과 외부 투자 유치 목적, 경쟁사 비교 우위 확보
주주가치 보호 위한 정관개정도 함께 추진...KT그룹 전체 가치↑

윤동식 KT클라우드 대표 내정자 [사진=아주경제DB]

KT가 한층 치열해지는 클라우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부를 분사한다. 통신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클라우드 사업 특성에 맞는 신속하고 유연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국내 1위 클라우드 업체인 KT마저 별도의 클라우드 법인을 설립함에 따라 4월부터 금융·공공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국내 주요 클라우드 업체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KT는 15일 클라우드/IDC 사업부를 현물출자 방식으로 분리해 새 자회사인 KT클라우드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KT클라우드 초대 대표이사에는 KT그룹에서 SI·데이터센터·클라우드 사업을 관리해온 윤동식 부사장이 내정됐다. KT클라우드는 주주총회를 거쳐 오는 4월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이번 신규 법인 설립은 물적분할 대신 KT가 보유한 1조7712억원(감정가 기준) 상당 부동산, 시설, 설비, 채권 등 클라우드/IDC 사업 관련 자산을 KT클라우드로 현물출자하고, 해당 회사의 모든 신규 발행 주식을 취득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KT클라우드의 임직원은 약 250명으로, KT의 B2B 사업부서가 모여있는 KT 송파빌딩에서 사업을 전개한다.

◆성장성 높은 클라우드 사업 집중··· KT그룹 가치 올린다

KT는 클라우드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련 사업부 독립을 더는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번 분리 결정을 내렸다. 경쟁사인 네이버는 지난 2009년 관련 사업부서를 네이버클라우드로 독립시켰고, NHN도 오는 4월 클라우드 전담 법인인 NHN클라우드의 출범을 앞두고 있다.

분할의 가장 큰 이유는 클라우드 사업 성장이다. 이를 위해 KT클라우드는 외부 파트너 제휴와 국내외 투자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지난해 KT 클라우드/IDC 사업부 매출은 전년보다 16.6% 증가한 455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KT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에 불과하지만, 정체되어 있는 통신 사업과 달리 지속해서 높은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KT는 이번 KT클라우드 설립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클라우드/IDC 사업의 가치를 시장에서 재평가받음으로써 KT그룹 전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클라우드의 우선 사업 목표는 전 세계에서 통하는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해 KT클라우드의 데이터센터에 AI의 두뇌인 초대규모 GPU팜을 구축하고 내년에는 엔비디아·구글 등 빅테크 기업처럼 자체 AI 반도체를 만든다.

총 800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공공 분야 전담 사업체계도 구축한다. 정부가 오는 2025년까지 총 1만여개의 레거시 정보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할 것임을 밝힌 가운데, 경쟁사를 제치고 해당 사업을 수주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또 데이터 폭증으로 인해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에도 나선다. KT클라우드는 KT의 13개 데이터센터 가운데 이동통신 장비와 긴밀히 연결된 8개 데이터센터를 제외한 용산, 목동(2개), 강남, 분당 등 수도권 5개 데이터센터를 가지고 분사했다.

KT는 에너지 절감 기술과 신재생 에너지를 적극 도입해 RE100 멤버에 이름을 올리고, 친환경 탄소 저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도 선제적으로 이행한다.

◆초대 대표로 클라우드 전문가 내정··· MSP 업체에 1300억 투자도

윤동식 KT클라우드 대표 내정자는 "이번 신설 법인 출범을 계기로 급성장하는 국내외 클라우드 시장에서 공격적인 투자와 선제적 제휴·협력으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표 내정자는 지난 2010년 KT가 클라우드 사업에 진출할 때 KT 클라우드추진본부 상무를 맡으며 클라우드 사업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KT DS 사업인프라 총괄 전무, KT IT부문장 전무, KT 클라우드/IDC사업추진실장 부사장 등을 거치며 클라우드 사업의 핵심 요소로 꼽히는 기술·인프라 관리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KT는 KT클라우드 출범에 앞서 클라우드 '관리형서비스업체(MSP)'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날 KT는 매출 기준 국내 1위 MSP 기업인 메가존클라우드에 13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KT클라우드와 메가존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사업 협력을 지속해서 강화할 계획이다.

KT가 1000억원 넘는 금액을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케이뱅크 이후 처음이다. 매출 기준으로 네이버클라우드와 NHN클라우드를 제치고 국내 1위인 클라우드 사업자가 될 KT클라우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메가존클라우드에 투자를 단행하고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이어간다.

KT클라우드 출범, 메가존클라우드와 협업 등을 통해 KT·네이버·NHN의 삼파전으로 흐르던 국내 금융·공공 클라우드 시장의 판세도 함께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KT는 자회사 분리에 따른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한다. 먼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회사 주식을 현물배당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정관 개정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기업 가치 제고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또 최근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기업 분할 관련 제도 개선이 법제화되면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KT클라우드 C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