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대 파산 위기? 학생들 '체념'..."연례행사"
2022-02-15 08:23
2018년부터 파산 문제 불거져
명지대, '회생 재도전' 방침
"매년 들리는 소식...주변이 더 걱정해"
명지대, '회생 재도전' 방침
"매년 들리는 소식...주변이 더 걱정해"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18부(안병욱 부장판사)는 지난 8일 명지학원에 대해 회생절차 중단 결정을 내렸다. 명지학원은 회생 신청뿐만 아니라 파산 신청도 당한 상태다. 이에 따라 회생절차 중단이 확정되면 법원은 파산 신청 검토를 재개할 전망이다.
명지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파산 문제를 거의 연례행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파산 문제가 거론된 지난 2018년부터 ‘파산 신청-회생 신청-파산 잠정중단’이라는 절차를 거치며 파산까지 여러 단계를 밟아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다.
발단은 지난 2004년 명지대 용인캠퍼스 안에 지은 실버타운 분양으로 알려졌다. 명지학원은 입주자들을 위해 골프장을 짓기로 했지만 허가를 받지 못했다. 이에 분양받은 사람들이 소송을 내 지난 2013년 192억원의 배상 판결이 내려졌다. 명지학원은 이를 갚지 못했다.
이후 명지학원은 지난 2018년 12월 채권자로부터 첫 파산 신청을, 2019년 12월 두 번째 파산 신청을 당했다. 지난 2020년에는 SGI서울보증이 명지학원에 대한 회생 신청을 했다. 회생절차 중단 결정이 공고되고 14일 안에 채권자들이 항고하지 않으면 회생절차 중단은 확정된다.
이에 명지대는 최근 ‘회생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지난 9일 명지학원은 입장문을 내고 “일반적으로 채무자가 회생을 신청함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폐지 결정된 회생의 경우 채권자인 SGI보증보험이 신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명지대 파산 가능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가 당장 파산이나 폐교 수순을 밟지 않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학생들은 파산 문제에 큰 혼란은 겪지 않는 모양새다.
14일 서울 서대문구 명지대 인문캠퍼스에서 만난 재학생 최모씨(23)는 “고등학생 시절 대학 입시를 치르면서 파산 얘기를 들었다”며 “매년 들려오는 소식이라 이번에도 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보다 다른 학교 학생이나 주변 사람들이 더 걱정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명지대 재학생과 졸업생이 이용하는 인터넷 한 익명 커뮤니티에는 “매년 (파산 문제가) 반복되다 보니 연례행사처럼 느껴진다”며 “파산하고, 안 하고를 떠나 내가 다니는 학교가 이런 이슈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게 기분 나쁘다”는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다만 학생들은 학교가 문을 닫는 문제에 손을 쓸 수 없이 학교 측의 대응만 기다리는 상황이 계속되는 데 대해 염증과 무력감을 드러냈다. 명지대 재학생인 3학년 남모씨(25)는 “학생들이 파산 문제와 관련한 단체를 만들어 학교 측에 현황을 알려 달라고 했지만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 참담하다”고 토로했다.
명지대 졸업생 이모씨(31)는 “재학 중에도 재단 내 크고 작은 이슈에 대해 학생들이 물으면 항상 학교 측에서는 ‘학생과는 관련이 없으니 학업에 집중하라’는 취지의 답변을 해왔다”며 “입학 전부터 재학, 졸업까지 학교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사실만으로 지친다”고 털어놨다.
학생들 관심사는 학교가 폐교될 경우 입게 될 피해에 쏠려 있다. 명지학원이 파산해 학교법인이 해산되면 학교는 폐교된다. 이후 학생들은 인근 학교 편입 등으로 재배치가 이뤄진다. 교육부는 명지학원이 파산할 경우를 대비해 특별 편입학 등의 대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특별 편입학을 추진할 경우 재학생이 실제 소속된 학교의 위치를 기준으로 변경 인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인접 거리에 있는 학교로 편입학할 가능성이 높으며, 편입학하는 학교의 과가 서로 맞아야 하는 등 기준이 충족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