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올림픽엔 우리도 있어요"
2022-02-14 09:50
흑인 여성 메달리스트·올림피언 탄생
자메이카·사우디 등서도 '쿨러닝'
인도 선수 "꿈은 언젠가 이루어진다"
자메이카·사우디 등서도 '쿨러닝'
인도 선수 "꿈은 언젠가 이루어진다"
스피드 스케이팅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여성이 금메달을 획득했다. 성별을 빼면 두 번째 흑인이다. 첫 흑인은 남성인 샤니 데이비스(미국)로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10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잭슨은 특이한 출전 비화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종전에 땅에서 타는 인라인 스케이터였다. 땅이 아닌 얼음을 선택한 것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때다. 당시 그의 신분은 첫 스피드 스케이팅 흑인 여자 올림피언.
기대와는 다르게 저조한 순위(24위)로 대회를 마쳤다. 그리고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미국 내에서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렸다. 선발전에서 잭슨은 중심을 잃는 실수를 범하며 3위가 됐다. 올림픽 국가대표가 불투명한 상황. 선발전 1위였던 브리트니 보(미국)가 출전권을 양보했다. 잭슨이 입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재밌는 점은 보 역시 미국에 추가 쿼터가 생기며 올림픽에 나올 수 있었다. 그의 말대로 잭슨은 금메달을, 보 자신은 16위(38초04)에 그쳤다.
이번 올림픽 다른 종목에서는 미국 흑인 첫 여성 올림피언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켈리 커티스(미국)다.
커티스는 여자 스켈레톤에 출전했다. 1~3차 시기 합계 3분09초23. 이 기록은 출전한 25명 중 21위다. 20위 안에 안착하지 못하며 4차 시기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올림픽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AP통신은 커티스에게 '선구자'라는 칭호를 썼다. 커티스는 "올림픽에 출전한 미국 스켈레톤 최초의 흑인 여자 선수라는 점이 중요하다.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기억되고 싶다. 미국에 스켈레톤 종목을 알리는 역할도 할 것이다. 계속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이야기했다.
잭슨처럼 커티스도 우연히 선수가 됐다. 추천자는 스프링필드 대학 육상 코치다. 커티스를 흔든 말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동메달리스트인 에린 팩도 스프링필드 대학에서 7종 선수로 뛰었다. 봅슬레이를 해보는 것은 어떤가"였다.
그는 이 말에 이끌려 미국 뉴욕주에 위치한 봅슬레이 학교에 등록했다. 그곳에서 그는 스켈레톤의 매력에 푹 빠졌다. 박사 학위, 결혼 등 난관도 많았다.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며 대회에서 입상했지만, 올림픽을 꿈꿀 수준과 환경은 아니었다.
그런 그에게 또 다른 기회가 찾아왔다. 훈련에 전념할 수 있는 미국 공군 썰매팀에 합류했다. 동료의 추천으로다. 이에 대해 커티스는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었다. 다음 세대를 위해 영감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 '최초의 흑인 여성 선수'라는 수식어를 얻었지만, 마지막 선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2026 밀라노 동계올림픽에서는 더 높은 곳에 서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영화는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이 1988 캘거리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과정을 담은 코미디 영화다.
이후 더운 나라 선수들이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을 쿨러닝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런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이 이번 올림픽에서도 활약한다. 여자 모노봅을 시작으로 남자 2·4인승에서도 쿨러닝 원조국의 진수를 보인다.
사막이 대부분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선수를 파견했다. 주인공은 파이크 아브디(사우디)다. 그는 알파인 스키 대회전에 출전했다.
대회전 명단에는 벤저민 알렉산더(자메이카)와 리처드슨 비아노(아이티)도 포함됐다. 두 선수 모두 자국을 대표하는 첫 알파인 스키 선수다.
섀넌 아베다(에리트레아), 카를로스 메데르(가나) 등도 설원을 누볐다.
아리프 모드 칸(인도)은 출전을 위해 오는 9월로 예정된 결혼식을 미뤘고, 요한 구 콩칼베(동티모르)는 이번에도 유일한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대회전 금메달은 마르코 오데르마트(스위드·2분09초35)의 몫이 됐다. 칸은 2분47초24로 45위였다. 이에 대해 칸은 "올림픽에 처음 나와 좋은 경험을 했다. 꿈은 언젠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