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5대 사업군 재정의한 SKT…유영상 "2025년 매출 23조원 달성"

2022-02-09 19:34
SKT 2.0 시대 개막…"10년 후 미래 먹거리 지속 탐색"

유영상 SKT 대표 [사진=SK스퀘어]

SK텔레콤(SKT)이 핵심 사업 윤곽과 미래 비전을 공개했다. 5대 사업군을 재정의하고, 신사업의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도록 성장 페달을 밟겠다는 방침이다.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전략적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선다. 

SKT는 9일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21년 연간 매출 16조7486억원, 영업이익 1조3872억원, 순이익 2조419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동통신(MNO), 인터넷TV(IPTV), T커머스 등 전 사업 영역의 고른 성장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1%, 11.1% 성장했다. 순이익은 SK하이닉스의 지분법 이익으로 전년 대비 61.2% 증가했다.

유영상 SKT 대표는 "2021년에는 MNO 사업과 함께 IPTV, T커머스 등 모든 사업분야에서 고른 성장을 지속했다"며 "올해는 5대 사업군을 중심으로 업을 재정의해 성장과 혁신을 가속화하고 주주가치를 높여 오는 2025년 매출 23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SKT 2.0 시대…5대 사업군 중심 재편
SKT는 지난해 11월 SK스퀘어와 인적분할 당시 인공지능(AI)·디지털 서비스 컴퍼니로의 전환을 선언한 바 있다. 올해를 SKT 2.0 시대의 원년이자 미래 10년을 준비하는 해로 삼고 본격 도약에 나선다. 

이를 위해 SKT는 △유무선 통신 △미디어 사업 △엔터프라이즈 사업 △AI버스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등 5대 영역을 중심으로 사업군을 재편했다. 이를 토대로 미래 성장에 속도를 낸다. 

유 대표는 "이렇게 사업군을 나눈 이유는 기존 사업과 성장 사업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통상 기존 사업의 비중이 높은 회사의 기업 가치에는 성장 사업의 성과가 반영되지 못한다"며 "5대 산업군별 별도 성장을 추진하면서 전사적으로 자원을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시점에서 분류하자면 매출에서 유무선이 차지하는 비중이 82%, 성장률은 3%다. 성장 사업군은 매출 비중은 18%, 성장률은 15%다"라며 "미디어나 엔터프라이즈 사업은 유무선 통신 사업과는 다른 기업가치 산정 방식이 적용돼야 하고, AI버스는 또 다른 가치 평가가 요구된다. 앞으로 5대 사업군 주요 지표를 주기적으로 소통하고, 성장 사업의 기업 가치가 정당하게 평가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무선 통신 사업은 5G 리더십을 기반으로 SK브로드밴드와의 시너지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미디어 사업은 유료방송 가입자 증가에 따른 플랫폼 경쟁력을 콘텐츠, T커머스, 광고 사업의 영역으로 확장시킬 예정이다.

엔터프라이즈 사업은 데이터센터의 규모 확대와 글로벌 진출, 5G MEC 기술을 활용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디지털 인프라 사업 고도화에 나선다. 이와 함께 기업 간 거래(B2B) 영역에서도 AI를 중심으로 스마트팩토리 사업 확장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유 대표는 "SKT는 구독을 잘하는 사업자다. SKT와 SK브로드밴드 공동 광고 플랫폼을 만들어서 광고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만들고자 한다"며 "데이터센터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이다. SKT는 고부가 서비스 창출 역량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AI버스(AIVERSE·AI와 Universe의 합성어) 사업에서는 지난해 론칭한 구독 서비스 'T우주'와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의 혁신과 함께 AI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T우주'는 출시 4개월 만에 총 상품 판매액(GMV) 3500억원을 달성하고 11번가 내 해외 직구 거래액이 3배 증가하는 등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T우주’는 20~40대 가입자가 70%를 차지하는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향후 아마존 상품 확대, 공유/선물 기능 등을 추가해 고객 편의성을 지속 개선할 계획이다.

월간 실사용자 수(MAU) 110만을 돌파한 '이프랜드'는 다양한 기업·기관으로부터 1500회 이상의 제휴 요청을 받으며 큰 관심을 받았다. 향후 외부 파트너가 참여 가능한 개방형 플랫폼과 자체 경제 시스템 등을 도입하고 글로벌 진출을 추진해 성장세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SKT는 도심항공교통(UAM), 자율주행차, 로봇 등 미래 디바이스를 연결하는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사업을 통해 미래 혁신을 가속화하고 향후 10년 성장 동력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T는 UAM 사업에서 조비(Joby) 등 강력한 글로벌 업체와 초협력을 추진하고 정부 실증 사업에 참여하는 등 UAM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유 대표는 "통신의 진화와 AI, 로봇, 모빌리티 등 기술 진화로 다양한 디바이스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스마트폰 이후 어떤 디바이스가 등장할 것이며, SKT는 연결 외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고민했다"며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역할이 SKT에 가장 적합하다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첫번째 사업으로 UAM을 선정했다. UAM은 수요와 규제, 기술 등 불확실성은 있으나, 국내는 2025년 상용화를 목표해 가시성이 있고, 한화시스템, 한국공항공사, 조비 등 우수 파트너십을 확보했다"며 "SKT는 토탈 서비스 프로바이더라는 지향점을 갖고 사업을 추진해보고자 한다. UAM 외에도 SKT가 잘할 수 있는 10년 후 미래 먹거리를 지속적으로 탐색하겠다"고 말했다. 
전략적 M&A 추진…신사업 뒷받침
이 같은 5대 사업군에서 성장에 속도를 내기 위해 SKT는 전략적 M&A에 나설 계획이다. 유 대표는 "명확하게 SKT는 전략적인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씀드린다"며 "SKT가 추진하는 AI, 메타버스 등 기술 관련 회사 인수, 개발자 확보를 위한 전략적 M&A, 글로벌 진출을 위한 M&A 등 3가지 방향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SKT는 견조한 재무 성과를 바탕으로 주주친화경영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SKT는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 CapEx(설비투자)'의 30~40% 수준을 배당재원으로 설정해 배당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지난해 2분기 말부터 시행한 분기배당도 지속한다. 

유 대표는 "올해 배당 총액은 분할 이전 수준을 유지하고, 기존 제시한 배당 가이드라인을 유지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SKT가 5대 사업군을 재정의하면서 유무선 통신을 한데 묶어 일각에서는 조직 개편이나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 같은 거버넌스 변화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나온다. 유 대표는 "5대 사업군을 나눈 근본적 이유는 각 사업군의 기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위한 것이다. 추가적인 합병 등 거버넌스 변화는 검토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다음달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대선 공약에 따른 규제 리스크에 대해서 유 대표는 "알뜰폰 성장이나 선택약정 같은 할인 제도를 통해서 통신비 부담이 많이 완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5G 전국망 조기 확보, 데이터센터 같은 국가 인프라 투자에 우선순위를 두는 쪽으로 정책의 중점을 두고 있지 않나 싶다"며 "통신 사업자도 5G 전국망 확대, 디지털 투자 등에 방점을 두는 정책을 가져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근 주파수 추가 할당을 놓고 경쟁사와 갈등을 빚는 상황에 대해서는 "국민 편의와 공정성 두 가지 관점에서 주파수는 20㎒만 할당하는 것보다 20㎒씩 3개를 동시 할당해서 국민 편의를 위한 투자와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더 옳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