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집값 상승률 1위 인천…"집 사자에서 팔자로 분위기 전환"

2022-02-07 14:30
매물 6개월 새 68% 늘어…아파트값도 29개월 만에 하락 전환

송도 전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집값이 역대급으로 상승한 인천 지역에서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높은 보유세·시세 차익 수요 증가로 인해 '사자'에서 '팔자'로 분위기가 전환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부동산 정보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인천 아파트 매물은 1만8635건이다. 3개월 전인 지난해 11월 7일(1만54191건)과 비교하면 20%가량 증가했으며, 6개월 전인 지난해 8월 7일(1만1085건)과 비교하면 68% 늘었다.
 
매물은 늘어나고 있지만, 거래는 급속도로 쪼그라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3월 6475건을 기록한 뒤로 꾸준히 감소했는데 특히 지난해 10월(3070건)에서 11월 1762건으로 급감했다. 작년 12월엔 1527건을 기록했고 이는 지난 2013년 7월(1402건) 이후 최저 기록이다.
  
인천 아파트는 지난해 역대급으로 상승했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인천 집값은 전년 대비 34.66% 올랐다. 전국 평균(18.45%)보다 2배가량 높은 수치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이 증가한 데다, 지난해 인천지역은 '송도국제도시', '청라국제도시' 등 신도시 영향을 받아 집값이 많이 상승했다"며 "차익을 실현하거나 다주택자들이 세금부담을 줄이려고 내놓은 매물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대통령선거, 지방선거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전체적인 시장은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거래절벽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인천의 지난주(1월 31일 기준)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97.4를 기록하며 6주 연속 100 이하를 기록했다. 해당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숫자가 작을수록 시장에 '팔자'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100 이상은 반대의미를 가진다. 
 
이런 상황에 인천 아파트값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주 전 0.02% 상승했던 인천은 지난주(1월 31일 기준) -0.04%를 기록하며 하락 전환했다. 2019년 8월 이후 약 29개월 만에 하락 전환으로 서울(-0.01%), 경기(-0.03%)와 비교하면 하락 폭이 더 컸다. 
 
실제로 최고가 대비 1억원가량 떨어진 아파트들도 다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인천송도SK뷰'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2월 10억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8억5000만원에 팔리며 1억5000만원 떨어졌다. '청라제일풍경채에듀앤파크 2차' 전용 84㎡도 지난해 8월 9억4000만원 신고가에 거래됐지만 지난해 12월 7억1800만원에 팔렸다. 넉달 새 2억2000만원가량 하락한 셈이다.

송도 센트럴파크역 근처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매물은 있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적어, (가격을 낮춘) 급매만 가끔 거래되는 수준"이라며 "인천 지역 아파트가 앞서 많이 오른 만큼 추가 상승 기대감은 적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