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코리아, 법인세 비율…글로벌 4분의 1 수준"
2022-02-02 16:19
작년 628억원 납부…매출액 7조971억원의 0.9%에 불과
애플이 작년 국내에서 매출의 0.9%를 법인세로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 매출 대비 평균 법인세 비율인 4.0%에 비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매출원가를 높이고 영업이익은 줄여 국내 납부할 법인세 비율을 낮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양정숙 의원은 지난해 미국 증권거래소에 제출된 애플 보고서와 애플코리아 감사보고서를 분석하고 이 같은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애플코리아는 지난해(2020년 10월~2021년 9월) 매출액 7조971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0.9%인 628억원을 법인세로 납부했다.
또 애플의 전체 매출액 대비 국내 영업이익률은 1.6%인 반면 애플 글로벌 영업이익률은 29.8%에 달해 한국보다 18.6배 높았다.
양 의원은 "애플코리아 영업이익률이 낮은 만큼 납부한 법인세도 큰 차이를 보였다"면서 "한국의 매출원가는 높이고 영업이익은 줄였다는 의혹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 애플코리아, 매출 대부분 '수입대금'으로 잡혀…양 의원 "영업이익률 조정해 세금 납부 제대로 해야"
애플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이 낮은 요인으로 한국이 주요 제품을 싱가포르 법인 '애플 사우스 아시아'를 통해 수입하면서 매출액 대부분을 수입대금으로 지불한다는 점이 꼽힌다. 이번 조사결과, 애플코리아는 작년 수입대금으로 국내 매출액의 95%인 6조7233억원을 지불했다.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해외 국가에 비해 높은 편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자료를 인용한 국회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국내 법인세 최고세율은 25%로 OECD 37개 회원국 중 7번째로 높았다. 이는 OECD 평균 법인세 최고세율인 21.2% 보다 높고 미국 21%, 일본 23.2%, 중국 25%, 싱가포르 17% 등 국가에 비해서도 높았다.
양 의원은 "영업이익률을 낮춰 세금을 회피하는 방법은 글로벌 기업들의 단골 메뉴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매출액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투자와 고용, 사회적 기여를 더 늘려야 할 마당에 오히려 영업이익을 줄여 세금을 회피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시장과 유사한 환경에 있는 중국, 일본, 기타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비슷한 수준으로 영업이익률을 조정해 정상적인 세금을 납부해야 할 것"이라며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앞서 양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인 넷플릭스가 한국 매출액 4150억원 중 77%를 본사에 이전해 영업이익률을 2.1%로 크게 낮춘 뒤 세금은 21억원만 납부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금액은 본사 18.3%에 비해 9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