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FTA 재개·전철 건설 현장 방문…文, 사우디서도 경제 성과 '올인'

2022-01-20 05:00
삼성물산, 총 31조 규모 부분 참여…이재용 부회장도 관심
UAE서 천궁2 수출 계약 이어 사우디와 14건 MOU 체결

사우디아라비아를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삼성물산의 리야드 지하철 건설현장인 프린세스 노라 여자대학 1번역을 방문, 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수소경제 협력 등 경제 성과 창출에 속도를 냈다.
 
중동 3개국을 순방 중인 문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삼성물산이 부분 시공한 사우디 리야드 메트로(전철) 건설현장을 방문했다.
 
사우디 최초의 메트로 건설현장이자 리야드 최초의 대중교통 시스템으로서, 리야드 도심 내 168㎞에 달하는 6개 노선 중 3개 구간, 64㎞를 삼성물산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시공했다. 사업규모만 해도 261억 달러(약 31조12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이 사업은 지난 2019년 9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 대법원 판결을 받은 뒤 첫 해외 출장지로 선택한 곳이다.
 
문 대통령은 “사우디는 우리 건설기업이 최초로 진출한 중동국가면서 현재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 1위인 중점 인프라 협력 국가”라며 “사우디가 추진하고 있는 네옴, 키디야 등 신도시 메가 프로젝트 구축에 있어 우리나라의 경험과 기술이 적극 활용되고, 유가 회복으로 발주 재개되는 다양한 플랜트 프로젝트에도 우리 기업의 참여가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나예프 알하즈라프 걸프협력회의(GCC) 사무총장을 접견하고, GCC와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를 발표했다. 현재 지난 2010년 10월 이후 걸프 지역과의 FTA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GCC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카타르·오만·바레인 6개국의 지역협력기구로, 정치·군사 분야뿐만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전날에도 모하메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왕세자와의 회담과 한·사우디 스마트 혁신성장 포럼 참석 등을 통해 제조·에너지, 보건의료, 수소 등 신산업 협력 다각화를 위한 양해각서(MOU) 14건을 체결했다.
 
공항에는 이례적으로 사우디 왕세자가 직접 마중 나와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영접하며 공을 들였다.
 
두산중공업은 사우디 산업투자공사와 ‘선박기자재 등 주조 및 단조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제강, 주조, 단조, 가공 분야에서 산업품, 해양·조선품, 선박 엔진품 등 생산 합작법인 설립이 가능해졌으며 사우디 산업 다각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쓰오일(S-OIL)은 아람코와 청정수소, 청정 암모니아 국내 도입 및 활용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수소공급망 협력 MOU’를 체결했다. 아람코는 한국의 수소융합얼라이언스와도 정보 공유 등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MOU 체결에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야시르 알-루마얀 사우디 국부펀드 총재 겸 아람코 회장과의 접견에서 “아람코의 에쓰오일 1단계 투자는 당시에 단일사업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 투자였다”면서 “에쓰오일의 정유와 석유화학 시설 고도화에 크게 기여하고 코로나 상황 극복에도 도움이 됐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포스코와 삼성물산,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함께 하는 ‘그린수소사업 공동개발 및 사업타당성조사 협력 MOU’는 사우디 내 경쟁력 있는 태양광 및 풍력 발전 자원 활용을 통해 그린 수소 생산과 향후 탄소중립 기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밖에 한국전력공사와 금호타이어는 사우디 측과 ‘발전분야 연료전환(중유→가스) 협력 MOU’, ‘타이어 합작법인 설립 협력’ 등을 체결했다. 사우디 최초의 타이어 공장이 탄생하게 되면, 중동 지역에 첫 생산기지를 확보하는 국내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대를 모았던 방산이나 원전 관련 새로운 계약이나 MOU 체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UAE와 단일무기 사상 최대인 국산 중거리 지대공 유도미사일 ‘천궁2(M-SAM2)의 수출 사업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다. 계약 규모는 4조원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후 사우디 일정을 마치고 6박 8일 중동 3개국 순방의 마지막 종착지인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했다. 한국 대통령의 이집트 방문은 2006년 노무현 대통령 이후 16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