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정치판 들썩이게 한 '정용진 입'…윤석열부터 김태년·나경원까지 한마디

2022-01-09 15:21
정용진, '멸공' 해시태그 與 "입만 살아" vs 野 "용기 응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24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녀 입시비리'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정 부회장은 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신을 저격한 조 전 장관의 게시글을 올리고 '#리스팩'이라고 해시태그를 달았다.
 
이는 조 전 장관이 지난 7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21세기 대한민국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멸공'이란 글을 올리는 재벌 회장이 있다. 거의 윤석열 수준이다"라는 글에 대한 답글로 추정된다.
 
리스팩은 존경한다는 의미로, 조 전 장관에 대해 반어적 의미로 사용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앞서 지난 5~6일 정 부회장은 ‘공산당이 싫다’는 취지의 글을 인스타그램에 잇달아 올렸다. 정 부회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이 포함된 기사 캡처 화면을 올리고 ‘멸공’, ‘승공통일’, ‘반공방첩’ 등의 해시태그를 달았다.
 
해당 글에 대해 인스타그램 측은 '폭력 및 선동에 관한 가이드라인 위반'이란 이유로 삭제했다.
 
이에 정 부회장이 인스타그램 측의 삭제 조치 공지 안내문을 캡처해 올린 뒤 "갑자기 삭제됐다. 이게 왜 폭력선동이냐. 끝까지 살아남을 테다. 멸공!"이라며 반발하자 글은 복구됐다. 

윤석열 후보는 전날 비공개 일정으로 이마트 이수점을 찾아 장을 봤다. 윤 후보는 카트에 라면과 통조림, 사과와 약콩, 멸치 등을 잔뜩 담았다. 국민의힘 측은 윤 후보가 '여수 멸치', '약콩' 등을 든 사진을 언론에 배포했다. 윤 후보 또한 인스타그램에 마트에서 장을 보는 사진을 게시한 후 아래에 '#이마트 #달걀 #파 #멸치 #콩 #윤석열' 해시태그를 달았다.

윤 후보의 이날 행보를 두고 최근 '멸공' 논란에 휩싸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을 우회적으로 지지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여권에서는 정 부회장을 질타했다.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입만 살아서 떠드는 게 참 보기 그렇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멸공이라. 현실적인 방법은 상대가 북한이든 중국이든 전쟁을 일으켜 전부 살해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공산주의든 무엇이든 다른 집단을 멸망시키겠다는 천박함도 문제지만, 전쟁하려면 군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세계 부회장 상속받은 정용진씨 면제죠?"라며 비판의 수위를 올렸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멸공과 좌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윤석열이 멸치 콩을 들었기에 나는 왼손에 파를 들었다. 좌파"라며 왼손에 파를 든 사진을 올렸다.

같은 당 김태년 의원도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일론 머스크 말글 한마디로 코인 시장이 들썩이고 트럼프 트윗 한 줄로 국제금융시장이 출렁이는 모습(을) 보면서 부러웠을까"라며 "정 부회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제인으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시길 당부드린다"고 요청했다.

반면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배포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응원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그가 멸공을 하던 '친공'을 하던 관심이 없다"면서 "그러나 권력의 눈치를 봐야 하는 한국의 기업풍토에서 소신을 가지고 자신의 의사표시를 하는 그의 용기에 대해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최근 국민의힘이 공수처의 무차별적 통신조회를 문제 삼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검찰 통신조회 사실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은 매우 용기 있는 행동"이라며 "그는 최근 멸공 관련 인스타그램이 폭력·선동 등의 이유로 삭제됐다고 반발한 바 있는데, 이게 사실이라면 헌법적 권리인 표현의 자유가 침해된 것으로 우려를 표한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그가 지난해 5월 가재·우럭 등 음식을 올리며 '고맙다, 미안하다'고 인스타그램에 쓴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세월호 추모 글귀를 연상시킨 것으로 보도되며 감시의 대상이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이게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페이스북에 이마트에서 장을 본 인증 사진을 올렸다.

나 전 원내대표는 "오늘 저녁 이마트에서 멸치, 약콩, 자유시간 그리고 야식거리 국물떡볶이까지 (샀다)"라며 '공산당이 싫어요'가 논란이 되는 나라는 공산주의 국가밖에 없을 텐데. 멸공! 자유!"라고 적으며 정 부회장에게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