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리스트' 임박…거래소 마다 다른 방식, 부작용 우려
2022-01-06 15:31
업비트를 제외한 국내 원화 가상자산거래소 3사(빗썸·코인원·코빗)의 화이트리스트 시행이 임박했다.
화이트리스트는 외부 전자지갑으로 출금 시 사전 등록하는 정책으로, 전자지갑의 이름·휴대전화 번호·이메일 정보를 통해 본인확인이 된 지갑에만 전송할 수 있다. 타인 지갑은 등록이 불가능하다. 실명인증 의무가 없는 외국계 거래소 등은 가상자산 출금이 제한된다.
6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코인원은 오는 24일부터 등록되지 않은 지갑으로 출금되는 것을 막는다. 코인원은 트래픽 초과에 대비해 지난해 말 공지를 미리 띄웠으며 외부 지갑 예비 등록 기간은 23일까지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거래소에 따라 계약 조건은 완전히 동일하지 않으며 빗썸은 다른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화이트리스트를 요구하는 이유는 자금세탁방지(AML) 우려 때문이다. 오는 3월 25일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준수 요건을 담은 트래블룰이 시행되기 전까지 화이트리스트와 같은 별도의 장치를 구축해 신원이 확보된 안전한 지갑으로만 송금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은행마다 AML을 하는 기준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업비트는 화이트리스트를 적용받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다른 은행과 달리 케이뱅크는 트래블룰 준수에 대한 조항을 업비트와 계약할 때 삽입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3사는 화이트리스트 시행 시 일부 고객들이 업비트로 이탈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부 지갑과 거래가 어려워지면 가두리 펌핑(시세조종 행위)나 국내 가상자산이 해외 가상자산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 지금보다 더 심해지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