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라운지] 권준학 농협은행장, 올해도 '수익성·디지털·글로벌' 잡는다
2022-01-08 08:00
취임 2년 차를 맞은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이 올해도 '수익성·디지털·글로벌'이라는 세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디지털 전문가' 역량을 살려 초혁신 디지털 뱅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1조2375억원(농업지원사업비 반영 전 순익 1조40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상당 규모의 코로나 충당금을 적립하고도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했다. 4분기까지 따지면 1조5000억원 이상의 순익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재무적 성과에 힘입어 은행의 기초체력도 탄탄해졌다. 자본적정성과 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BIS비율과 충당금 적립률이 2021년 9월 말 기준 각각 18.14%와 187.89%로, 4대 시중은행 평균보다 양호했다.
농협은행이 지난해 높은 실적 성장세를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권 행장이 수익성과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전략적인 경영관리에 집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권 행장은 지난 1년 동안 그룹 내 맏형인 동시에 캐시카우로서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1989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권 행장은 농협은행 퇴직연금부장·개인고객부장·경기영업본부장,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2016년 퇴직연금부장으로 재임할 때 빅데이터 기반의 퇴직연금 전용 로보어드바이저(로봇+투자전문가) 'NH로보-Pro(프로)'를 도입하는 성과를 냈다. 디지털 역량을 끌어올린 동시에 자산관리(WM) 경쟁력도 키운 셈이다.
개인고객부장을 맡았을 땐 '지역 청소년금융교육센터'를 확대 설치하며 고객 서비스의 저변을 넓혔다. 경기영업본부장으로 있을 당시엔 영업점을 200회 이상 방문해 직원들과 소통하며 현장영업을 펼쳤다.
행장 취임 후엔 그동안 쌓아왔던 노하우를 제대로 발휘했다. 그는 은행권에서 '디지털 전문가'로 통한다. 우선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와 친숙하다. 집무실은 각종 디지털 기기로 가득 채웠으며, 직원과 소통 시 집무실의 태블릿PC와 PC, TV를 활용하기로 유명하다. 또한 업무와 관련한 모든 데이터는 'NH박스'라는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해두고 수시로 열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후 '일일 빅데이터 강사'를 자처하기도 했다.
이는 곧 농협은행의 성과로 나타났다. 디지털금융 혁신의 대표적인 예는 잔돈 없는 영업점 구축이다. 영업점에서 잔돈을 포인트로 전환해 사용하도록 하는 서비스다. 권 행장은 지난해 상반기 잔돈 없는 영업점을 디지털 과제의 하나로 꼽아 추진해왔다. 고객은 적립된 포인트를 수수료 납부, 상품 가입, 해외송금 등의 서비스에 사용할 수 있다. 앞으로 포인트를 보험료 납입, 통장 재발급 등 더 많은 영역에서 사용할 수 있게끔 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글로벌 영토 확장은 물론 12곳의 지방법원 금고를 신규 유치하는 등 농협은행의 강점인 공공금융에서도 입지는 더욱 탄탄해졌다. 은행권 최초 ESG여신상품을 내놓는 등 ESG경영실천도 확대해 가고 있다.
다만 아직 은행 수익성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과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 이에 권 행장은 이들 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리딩뱅크 기반을 다져나가기 위해 수익성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권 행장은 전략 목표를 '고객 중심 초혁신 디지털 뱅크 도약'으로 꼽았다. 그는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금융 플랫폼 경쟁을 선도하는 동시에 협동조합 수익센터로서 본연의 역할도 완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안정적인 수익기반 확보로 범농협 수익센터 역할 강화 △혁신을 통한 디지털 전환 가속화 △농업금융에 특화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선도 △공공금융 전문 은행으로서의 위상 강화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농협은행 등을 제시했다.
권 행장은 "가계부채 관리 강화에 대비해 시설자금 중심의 기업 여신을 전략적으로 추진해 지속성장 기반을 확충해 나가야 한다"면서 "글로벌사업 수익센터 원년으로 핵심시장 거점 확보를 마무리하고 타깃 시장별 맞춤형 모델로 본격적인 글로벌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데이터를 읽고 해석해 활용하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면서 "조직 전체가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체계를 확립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AI(인공지능)·메타버스 등 새롭고 혁신적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며 "소비자 선호에 맞춰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고, 올원뱅크 내 금융계열사 핵심 서비스를 연계해 업권 간 장벽을 초월한 종합금융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올해 52개 금고가 재계약 대상"이라면서 "금고 전산 인프라 고도화를 통해 급변하는 공공 금융사업 패러다임에 적시 대응하고, 영업점·영업본부·중앙본부 간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며 금고별 세밀한 관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역화폐 등 정부 협력 사업에 참여해 사회 전반에 온기가 퍼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권 행장은 목표 달성을 위한 진용도 일찌감치 꾸렸다. 그는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부행장 절반을 50대 중반 인사로 대거 교체했다. 권 행장은 한층 젊어진 임원진과 함께 MZ세대(20~30대)를 새 고객군으로 확보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올 1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신임 부행장은 △김춘안 전 농협중앙회 경북지역본부장 △길정섭 전 농협중앙회 충남세종지역본부장 △윤상운 전 농협중앙회 대전지역본부장 △윤해진 전 농협중앙회 경남지역본부장 △이수환 전 농협중앙회 대구지역본부장 △이연호 전 농협은행 개인고객부장 △이현애 전 농협중앙회 상호금융수신지원부장 △조상진 전 농협은행 IT금융부장 등이다.
이들 부행장 8명은 모두 1965년에 태어났고 농협중앙회와 농협은행을 오가며 경험을 쌓았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조상진 부행장은 NH농협은행 IT금융부 부장을, 이현애 부행장은 농협중앙회 상호금융디지털금융부장을 거치는 등 디지털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인사다. NH농협은행은 농협에 뿌리를 두고 있어 다른 은행과 비교해 올드한 이미지가 약점인데, 젊은 세대의 등용을 통해 빠르게 이런 약점을 탈피하고 변화하는 신성장동력을 얻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1조2375억원(농업지원사업비 반영 전 순익 1조40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상당 규모의 코로나 충당금을 적립하고도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했다. 4분기까지 따지면 1조5000억원 이상의 순익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재무적 성과에 힘입어 은행의 기초체력도 탄탄해졌다. 자본적정성과 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BIS비율과 충당금 적립률이 2021년 9월 말 기준 각각 18.14%와 187.89%로, 4대 시중은행 평균보다 양호했다.
농협은행이 지난해 높은 실적 성장세를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권 행장이 수익성과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전략적인 경영관리에 집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권 행장은 지난 1년 동안 그룹 내 맏형인 동시에 캐시카우로서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1989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권 행장은 농협은행 퇴직연금부장·개인고객부장·경기영업본부장,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2016년 퇴직연금부장으로 재임할 때 빅데이터 기반의 퇴직연금 전용 로보어드바이저(로봇+투자전문가) 'NH로보-Pro(프로)'를 도입하는 성과를 냈다. 디지털 역량을 끌어올린 동시에 자산관리(WM) 경쟁력도 키운 셈이다.
개인고객부장을 맡았을 땐 '지역 청소년금융교육센터'를 확대 설치하며 고객 서비스의 저변을 넓혔다. 경기영업본부장으로 있을 당시엔 영업점을 200회 이상 방문해 직원들과 소통하며 현장영업을 펼쳤다.
행장 취임 후엔 그동안 쌓아왔던 노하우를 제대로 발휘했다. 그는 은행권에서 '디지털 전문가'로 통한다. 우선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와 친숙하다. 집무실은 각종 디지털 기기로 가득 채웠으며, 직원과 소통 시 집무실의 태블릿PC와 PC, TV를 활용하기로 유명하다. 또한 업무와 관련한 모든 데이터는 'NH박스'라는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해두고 수시로 열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후 '일일 빅데이터 강사'를 자처하기도 했다.
이는 곧 농협은행의 성과로 나타났다. 디지털금융 혁신의 대표적인 예는 잔돈 없는 영업점 구축이다. 영업점에서 잔돈을 포인트로 전환해 사용하도록 하는 서비스다. 권 행장은 지난해 상반기 잔돈 없는 영업점을 디지털 과제의 하나로 꼽아 추진해왔다. 고객은 적립된 포인트를 수수료 납부, 상품 가입, 해외송금 등의 서비스에 사용할 수 있다. 앞으로 포인트를 보험료 납입, 통장 재발급 등 더 많은 영역에서 사용할 수 있게끔 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글로벌 영토 확장은 물론 12곳의 지방법원 금고를 신규 유치하는 등 농협은행의 강점인 공공금융에서도 입지는 더욱 탄탄해졌다. 은행권 최초 ESG여신상품을 내놓는 등 ESG경영실천도 확대해 가고 있다.
다만 아직 은행 수익성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과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 이에 권 행장은 이들 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리딩뱅크 기반을 다져나가기 위해 수익성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권 행장은 전략 목표를 '고객 중심 초혁신 디지털 뱅크 도약'으로 꼽았다. 그는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금융 플랫폼 경쟁을 선도하는 동시에 협동조합 수익센터로서 본연의 역할도 완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안정적인 수익기반 확보로 범농협 수익센터 역할 강화 △혁신을 통한 디지털 전환 가속화 △농업금융에 특화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선도 △공공금융 전문 은행으로서의 위상 강화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농협은행 등을 제시했다.
권 행장은 "가계부채 관리 강화에 대비해 시설자금 중심의 기업 여신을 전략적으로 추진해 지속성장 기반을 확충해 나가야 한다"면서 "글로벌사업 수익센터 원년으로 핵심시장 거점 확보를 마무리하고 타깃 시장별 맞춤형 모델로 본격적인 글로벌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데이터를 읽고 해석해 활용하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면서 "조직 전체가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체계를 확립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AI(인공지능)·메타버스 등 새롭고 혁신적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며 "소비자 선호에 맞춰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고, 올원뱅크 내 금융계열사 핵심 서비스를 연계해 업권 간 장벽을 초월한 종합금융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올해 52개 금고가 재계약 대상"이라면서 "금고 전산 인프라 고도화를 통해 급변하는 공공 금융사업 패러다임에 적시 대응하고, 영업점·영업본부·중앙본부 간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며 금고별 세밀한 관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역화폐 등 정부 협력 사업에 참여해 사회 전반에 온기가 퍼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권 행장은 목표 달성을 위한 진용도 일찌감치 꾸렸다. 그는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부행장 절반을 50대 중반 인사로 대거 교체했다. 권 행장은 한층 젊어진 임원진과 함께 MZ세대(20~30대)를 새 고객군으로 확보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올 1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신임 부행장은 △김춘안 전 농협중앙회 경북지역본부장 △길정섭 전 농협중앙회 충남세종지역본부장 △윤상운 전 농협중앙회 대전지역본부장 △윤해진 전 농협중앙회 경남지역본부장 △이수환 전 농협중앙회 대구지역본부장 △이연호 전 농협은행 개인고객부장 △이현애 전 농협중앙회 상호금융수신지원부장 △조상진 전 농협은행 IT금융부장 등이다.
이들 부행장 8명은 모두 1965년에 태어났고 농협중앙회와 농협은행을 오가며 경험을 쌓았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조상진 부행장은 NH농협은행 IT금융부 부장을, 이현애 부행장은 농협중앙회 상호금융디지털금융부장을 거치는 등 디지털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인사다. NH농협은행은 농협에 뿌리를 두고 있어 다른 은행과 비교해 올드한 이미지가 약점인데, 젊은 세대의 등용을 통해 빠르게 이런 약점을 탈피하고 변화하는 신성장동력을 얻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