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외노자 늘어도 내국인 고용 감소 안해…오히려 직무특화 효과"

2022-01-05 12:00

지방자치단체 외국인 주민현황(2010·2015), 인구주택총조사 (2010·2015), 한국직업정보 (2010·2015) 참고해 분석한 외국인 유입이 내국인의 직무특화에 미치는 영향. 보고된 수치는 추정계수이며, ( )내는 표준오차. [표=한국은행]

국내 외국인 노동자가 늘어나더라도 내국인 고용은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내국인은 직무특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언어능력과 노동시장에 대한 이해도 등의 차이로 단순 육체직무를 하는 외국인의 노동 공급이 증가할 때 내국인은 영업직과 같은 소통직무로 재배치되는 직무특화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이날 '외국인 유입이 내국인의 직무특화에 미치는 영향' BOK경제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결과를 제시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국내 생산인구 감소의 해결책 중 하나로 외국인력 고용 확대가 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국인의 고용 및 임금뿐만 아니라 직무구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연구다.  

외국인의 국내 유입은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의 '2019년 장래인구특별추계를 반영한 내·외국인 인구 전망'에 따르면 내국인 생산연령인구는 2020년 3579만명에서 2040년 2703만 명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2000년 전체 인구 중 외국인 비중은 0.5%였지만, 2015년 2.3%까지 약 4배나 증가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외국인 유입 증가는 내국인의 고용이 감소하기보다 오히려 소통직무를 유의미하게 늘리는 효과가 있다. 지역의 전체 인구 중 외국인 비중이 1%포인트 증가했을 때 육체직무 대비 소통직무 상대공급이 0.39%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흐름은 최근 미국 및 유럽 국가 등 전통적 이민자 수용 국가에서 발견됐던 외국인 유입으로 인한 내국인의 직무특화 현상이다.

성별로 따져보면 특히 여성은 외국인 유입 증가가 소통직무에 미치는 효과의 크기가 0.55%로 전체와 비교해 더 컸다. 이는 여성의 경우 근속연수가 남성에 비해 짧아 기업 특유 인적 자본이 적고 따라서 육체직무에서 소통직무로 전환하는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2010년 지역별 고용조사에 따르면, 남성의 평균 근속연수는 9.75년인데 반해 여성의 경우는 6.03년이다.

한은 관계자는 "직무특화로 인한 생산성 향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내국인 근로자의 기술향상을 위한 재교육, 활발한 인력 재배치를 위한 고용주와 노동자 간 매칭 효율성 향상 등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