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로'에 집중된 대부 프리미어리그 취급액…도입 취지 벗어났다
2022-01-04 15:46
금융당국이 우수 대부업체에 도움을 주기 위해 도입한 ‘프리미어리그’ 혜택이 사실상 OK금융그룹 내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 한 곳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대부업 전반에 효과가 퍼져나가기를 기대한 당초 도입 취지에서 벗어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아직 시행 초기인 만큼 상황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지난 4개월간 실시한 대부업 대출은 총 1620억원 규모다. 이 중 1300억원가량이 아프로대부에 쏠려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체 대출액의 8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 제도에 대한 실질적 혜택이 사실상 특정 업체에 한정되고 있는 것이다.
프리미어리그는 우수 대부업체에게 저축은행, 캐피털사가 아닌 시중은행을 통한 자금 조달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조달 금리가 크게 낮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중은행 자금 조달 금리는 2~3% 수준으로, 2금융권에서 조달하는 5~6%대 금리와 비교해 최대 4%포인트가 낮다. 대부업체 입장에선 비용 부담이 줄어드는 게 분명한 사실이다.
이를 두고 금융당국의 관리가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에 내려온 지침 자체가 불투명했다는 의견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자체가) 애초에 ‘우수업체 21곳을 뽑아 놓고 각행별 규정에 맞춰서 적합한 곳에 대출을 해줘라’는 방향이었다”며 “이 경우 은행의 입장에선 자금 회수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니 ‘우량 업체’ 위주로 대출을 실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아직 결과물을 판단하기엔 시기적으로 무리라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재 대출이 한곳에 쏠렸다고 해서) 해당 업체에만 특혜를 주는 것은 아니다”며 “아직은 시행한 지 반년도 지나지 않은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OK금융 관계자는 “시중은행을 통한 조달 자금 금리도 3% 후반~4% 초반으로 기존 저축은행, 캐피털 업권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라며 “결과적으로 은행 대출을 통해 얻는 이익은 ‘0’에 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