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기에도…가계대출 변동 금리 비중 82.3%

2022-01-03 07:35

[사진=연합뉴스]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금리 상승기에는 이자 부담 증가 우려에 따라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를 택하는 경우가 늘어나지만, 이례적으로 변동금리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예금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7.7%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20.7%) 대비 한 달 새 3%포인트나 더 떨어진 수준이다. 이는 가계대출을 받은 차주 10명 중 8명 이상이 변동금리를 선택했다는 뜻으로, 변동금리 비중이 82.3%까지 치솟은 건 지난 2014년 1월(85.5%) 이후 7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가계대출에서 변동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화한 지난 2020년 3월 이후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 2020년 1월까지만 해도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50%가량을 유지했지만, 같은해 4월 60%를 넘긴 뒤 지속 확대돼 80%를 넘겼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한은이 지난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까지 낮추면서, 금리가 당분간 지속 하락해 변동금리 대출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문제는 올해도 금리 상승 기조가 지속된다는 점이다. 한은은 올해 1월 또는 2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시작으로 기준금리를 2~3차례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변동금리 대출은 기준금리와 연동해 금리가 오르면 덩달아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탓에 대출자에게 불리하다. 영끌 수요가 많았던 지난 2020년 6월 이후 지속해서 신규 대출자의 70%가량이 변동금리로 돈을 빌렸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의 리스크는 고스란히 영끌족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주식, 가상화폐 투자를 위한 영끌 및 빚투(빚 내서 투자)의 영향으로 가계대출이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난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오르면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