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공수처의 무분별한 통신자료 조회...'사찰'이라 할 수 있나
2022-01-02 10:53
"영장 없이 개인정보 제공...전기통신사업법 바꿀 필요 있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 대상이 아닌 기자와 그의 가족 등의 통신 자료를 조회한 '민간인 사찰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법원의 영장이 필요한 통신사실확인자료(통화내역) 조회를 민간인을 상대로 했다는 점이 사찰이라고 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공수처는 과거 검찰과 경찰은 공수처보다 광범위한 민간 사찰을 했다고 반박한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지난 12월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사찰'이라고 주장하는 야당 의원들에게 "검·경은 수많은 통신자료 조회를 했는데, 왜 공수처만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건희씨를 대상으로 한 통신 조회와 관련해 "윤 후보를 공수처가 3회, 서울중앙지검은 4회였다"며 "김씨는 공수처가 1회, 검찰이 5회였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검찰과 경찰의 통신자료 조회 건수는 공수처에 비해 월등히 많다. 이에 한 여당 의원은 "공수처가 해체가 돼야 한다면 검찰은 공중 분해돼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 12월 24일 발표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수사기관별 통신자료 조회 건수는 검찰이 59만7454건, 경찰이 187만7582건, 공수처는 135건 정도로 집계됐다. 또 윤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당시 검찰이 조회한 통신자료는 282만여건에 달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검찰이 공수처보다 4444배 많은 자료를 조회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검찰과 공수처의 사례는 애초에 비교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수사 역량 자체가 다르다는 것. 공수처가 출범한 지 1년 동안 수사를 진행한 건 총 24건이고, 1건만 기소됐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특별 채용 사건이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통신자료 조회를 한) 280만건 중에 검찰이 처리한 사건은 240만건 정도"라면서 "한 건당 1.2회를 조회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유 의원은 "공수처는 이성윤 CCTV 조회 사건, 이성윤 공소장 보도사건, 고발사주 의혹 사건 총 세 사건에 자료 조회만 수백 건"이라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실제 수사에 들어간 건수에 비해 통신자료 조회 대상이 무분별하게 광범위하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유 의원의 말처럼 간단한 문제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공수처가 수사한 사건에 비해 통신자료 횟수가 많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며 "사건마다 다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다만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공수처의 행태에 "작은 고기를 다 잡아 놓고 그중에서 큰 고기를 추리겠다는 생각"이라면서 "수사의 기본이 없는 과잉 수사"라고 했다.
오히려 법조계에서는 영장 없는 통신자료 제공의 위헌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 처장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의 주장에 줄곧 "전기통신사업법 83조 3항에 따른 조처였다"고 강조했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전기통신사업자는 법원, 검사, 수사관서·정보수사기관의 장이 재판·수사·형의 집행 등을 위해 통신자료 제공 요청을 하면 그 요청에 따를 수 있다.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충분히 (김 처장은 법사위 전체회의 현안 질의 자리에서 수사의) 필요한 범위 내였다고 설명할 수 있었다"며 "우리 판단에는 필요했다고 밝힐 수 있었지만, 진행 중인 수사이기 때문에 이유를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고 '저인망식' 자료 조회가 수사와 관련성이 없음을 에둘러 말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처장은 법사위 전체회의의 현안질의에서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사 내용을 밝힐 수 있나"라고 한 질문에 "수사 과정에서 이를 밝히는 건 공무상 비밀 누설"이라며 말끝을 흐렸기 때문이다.
참여연대는 "통신자료제공 제도의 위헌성이 새삼 확인됐다"며 "국회는 전기통신사업법을 바꿔 통신자료 요청에 법원의 영장주의가 관철되도록 입법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수처의 통신조회 대상자 중 한 변호사는 "전기통신사업법 83조 3항에 대한 위헌성을 따져보는 헌법소원에 동참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지난 12월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사찰'이라고 주장하는 야당 의원들에게 "검·경은 수많은 통신자료 조회를 했는데, 왜 공수처만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건희씨를 대상으로 한 통신 조회와 관련해 "윤 후보를 공수처가 3회, 서울중앙지검은 4회였다"며 "김씨는 공수처가 1회, 검찰이 5회였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검찰과 경찰의 통신자료 조회 건수는 공수처에 비해 월등히 많다. 이에 한 여당 의원은 "공수처가 해체가 돼야 한다면 검찰은 공중 분해돼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 12월 24일 발표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수사기관별 통신자료 조회 건수는 검찰이 59만7454건, 경찰이 187만7582건, 공수처는 135건 정도로 집계됐다. 또 윤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당시 검찰이 조회한 통신자료는 282만여건에 달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검찰이 공수처보다 4444배 많은 자료를 조회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검찰과 공수처의 사례는 애초에 비교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수사 역량 자체가 다르다는 것. 공수처가 출범한 지 1년 동안 수사를 진행한 건 총 24건이고, 1건만 기소됐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특별 채용 사건이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통신자료 조회를 한) 280만건 중에 검찰이 처리한 사건은 240만건 정도"라면서 "한 건당 1.2회를 조회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유 의원은 "공수처는 이성윤 CCTV 조회 사건, 이성윤 공소장 보도사건, 고발사주 의혹 사건 총 세 사건에 자료 조회만 수백 건"이라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실제 수사에 들어간 건수에 비해 통신자료 조회 대상이 무분별하게 광범위하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유 의원의 말처럼 간단한 문제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공수처가 수사한 사건에 비해 통신자료 횟수가 많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며 "사건마다 다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다만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공수처의 행태에 "작은 고기를 다 잡아 놓고 그중에서 큰 고기를 추리겠다는 생각"이라면서 "수사의 기본이 없는 과잉 수사"라고 했다.
오히려 법조계에서는 영장 없는 통신자료 제공의 위헌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 처장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의 주장에 줄곧 "전기통신사업법 83조 3항에 따른 조처였다"고 강조했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전기통신사업자는 법원, 검사, 수사관서·정보수사기관의 장이 재판·수사·형의 집행 등을 위해 통신자료 제공 요청을 하면 그 요청에 따를 수 있다.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충분히 (김 처장은 법사위 전체회의 현안 질의 자리에서 수사의) 필요한 범위 내였다고 설명할 수 있었다"며 "우리 판단에는 필요했다고 밝힐 수 있었지만, 진행 중인 수사이기 때문에 이유를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고 '저인망식' 자료 조회가 수사와 관련성이 없음을 에둘러 말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처장은 법사위 전체회의의 현안질의에서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사 내용을 밝힐 수 있나"라고 한 질문에 "수사 과정에서 이를 밝히는 건 공무상 비밀 누설"이라며 말끝을 흐렸기 때문이다.
참여연대는 "통신자료제공 제도의 위헌성이 새삼 확인됐다"며 "국회는 전기통신사업법을 바꿔 통신자료 요청에 법원의 영장주의가 관철되도록 입법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수처의 통신조회 대상자 중 한 변호사는 "전기통신사업법 83조 3항에 대한 위헌성을 따져보는 헌법소원에 동참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