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러-독 잇는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가동 준비 완료"
2021-12-31 16:25
러시아 국영 가스업체인 가스프롬이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의 두 번째 라인에 대한 가스 충전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독일에 계속해서 노르트스트림2 수송을 승인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이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29일(이하 현지시간) 알렉세이 밀레르 가스프롬 사장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오늘 낮 12시 58분(모스크바 시간) 노르트스트림2의 두 번째 라인에 가스 충전을 완료했다"라며 "이제 노르트스트림2의 두 개 가스관 모두의 가동 준비가 완전히 끝났다"라고 보고했다고 가스프롬 누리집을 통해 밝혔다.
러시아는 독일이 노르트스트림2 프로젝트를 승인하면, 해당 가스관을 통해 바로 가스를 수송하겠다고 밝혀 왔다. 그러나 미국과 EU는 노르트스트림2 프로젝트가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통해 유럽에 미치는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NYT는 노르트스트림2 프로젝트가 실제로 비정치적으로 받아들여질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프로젝트의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스를 수송하는 기존 가스관이 경유하는 국가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의 국경 부근에 러시아가 군대를 주둔시키며 미국이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전부터 완전히 가동되면 EU의 연간 가스 수입량의 약 15%를 수송할 수 있는 노르트스트림2 프로젝트에 대한 우려를 표시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가 가스 수송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이 미국에 러시아를 제지하기 위한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유럽의 에너지 안보를 이유로 프로젝트에 대한 제재를 허용했다.
상황은 러시아가 접경국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경 부근에 군대를 주둔하며 다시 바뀌었다. 미국은 러시아의 공격적 행보에 대해 EU와 함께 공동으로 제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카렌 돈프리드 미국 국무부 유럽 담당 차관보는 "미국은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을 유럽-대서양 공동체의 에너지 안보와 국가 안보를 훼손할 수 있는 러시아의 지정학적 프로젝트로 보고 있다"라고 기자들에게 밝히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역시 러시아가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을 가동하면 유럽으로 가스를 수송하는 기존 유럽행 가스관을 폐쇄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가스관이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며 발생하는 수익을 잃게 되고, 가스관 경유국으로서 러시아와 독일에 갖고 있는 영향력도 사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조사국은 지난 12월 9일 발행한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관련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가 경유 수수료로 받는 금액이 21억 달러(약 2조4959억원)일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러시아는 여전히 노르트스트림2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러시아 에너지 분야를 담당하는 알렉산드르 노박 부총리는 노르트스트림2 프로젝트가 독일의 법률을 준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에도 계속해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단언했다고 독일 매체 도이체벨레(DW)는 29일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국영 가스업체 나프토가스의 유리 비트렌코 CEO가 노르트스트림2 프로젝트는 필요한 승인 절차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러한 발언을 부정한 것이다.
노박 부총리는 러시아 경제지 RBK에 "이 프로젝트를 방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며 "모든 법적 요구 사항을 지켜 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은 EU 에너지 규정에 따라 가스 공급사와 운송사를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러시아 가스프롬은 운송을 담당하는 자회사를 독일 내에 설립할 예정이다. 독일 연방네트워크기구(BNetzA)는 최근 러시아 가스프롬이 자회사 설립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16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