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금'의 시대 오나] 中企도 '주4일제' 도입 확산… "인재 유입 인센티브"

2021-12-31 05:00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정착… 생산성 향상에 탄력근무제 확대
복지 효과 톡톡… 중소기업계에선 인력 유출·임금인상 우려도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12월 17일 송년행사에서 주32시간제 도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정치권에서 주4일제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중소기업과 벤처·스타트업에서도 도입 논의가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를 시행하면서도 노동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한 결과이자, 인재 영입을 위한 복지 차원이라는 평가다. 다만 중소기업계 전반에 걸친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교육기업 휴넷은 내년 1월 1일부터 주4일제를 시행한다. 우선 부서별로 시범 운영 후 제도를 보완해 하반기부터 전사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휴넷 직원들은 일주일 중 하루를 자유롭게 선택해 쉬게 된다.
 
배달앱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도 내년부터 주32시간제를 실시한다. 주5일 체제는 유지하되 일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형태로, 주4일제와 근무시간은 동일하다. 

양 사는 앞선 탄력근무제 시행에도 오히려 생산성이 증가하는 등 효과를 확인해 확대 시행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휴넷은 2019년 말부터 주 4.5일 근무를, 올해부터 주1회 재택근무제를 도입했다. 우아한형제들도 주 4.5일제와 전면 재택 근무를 시행 중이다. 
 
조영탁 휴넷 대표는 “지난 2년간 주4.5일제 및 재택근무제 시행 중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며 “직원 행복을 최우선에 둔 제도들이 몰입도를 높이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효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올해 전면 재택근무를 하면서 업무효율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조직에 자율성과 업무 집중도를 높임으로써 일과 가정 양립 문화를 구현해보고자 한다”고 전했다.
 
기업에선 이 제도가 인재 영입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고 평가한다. 개인의 자율성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 2019년부터 주4일제를 시행한 교육기업 에듀윌은 실제 채용에서도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소득 보전을 전제로 근로 시간을 단축하다 보니 아직까지 주4일제는 자본력을 갖춘 일부 기업에서만 가능한 현실이다. 때문에 동종업계에서는 인력 유출이나 임금 인상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발자 인력난이 날로 심화하고 있어 우아한형제들이 인재 확보 차원에서 주32시간 근무라는 인센티브를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며 “개발자들의 몸값이 더 오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