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돌아왔다" 멍완저우부터 샤오미 레이쥔까지… 中 올해를 빛낸 인물

2021-12-30 00:10
중국 경제 매체 제몐 올해의 인물 선정
멍완저우·레이쥔·쑤빙톈·딩레이 등 포함

지난 9월 25일 귀국한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사진=신화통신]

‘레이쥔, 멍완저우, 딩레이, 정위췬, 쑤빙톈…’

중국 경제매체 제몐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에 포함된 이름들이다. 제몐은 “이들은 변화와 역경 속에서도 성장을 이뤘다”고 평가하면서 2021년을 빛낸 인물로 소개했다.

◆”조국이여 제가 돌아왔습니다”… 2년 9개월 만에 귀환한 멍완저우

지난 9월 25일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晚舟) 부회장이 귀환했다. 미국의 이란 제재법을 위반한 혐의로 미국 검찰에 기소돼 캐나다에서 1028일간 가택 연금 상태로 신병 인도 재판을 받다가 풀려난 것이다.

멍 부회장이 귀국한 날 선전 공항은 들썩였다. 중국 인터넷 CCTV 뉴스에서 누적 조회수가 4억3000만회에 달할 정도였다. 붉은색 드레스를 입은 그는 “3년을 돌이켜 보니 개인과 기업, 국가의 운명은 하나로 연결돼 있었다”며 “조국은 개인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라는 점을 알게 됐다”고 했다.

중국 외교부는 그의 귀국을 ‘중국 외교의 승리’라고 자평했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당과 정부는 중국인의 정당한 권익을 수호할 의지와 능력이 있다”며 “어떤 세력도 중국의 발전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 [사진=바이두]

◆샤오미를 다시 한번 끌어올린 레이쥔

올해 중국 휴대폰 시장에서는 샤오미의 폭풍 성장이 유독 돋보였다. 미국의 규제로 휴대폰 사업을 대폭 축소한 화웨이의 빈자리를 틈 타 지난해 3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출하량 기준 3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레이쥔(雷軍) 샤오미 회장 특유의 도전정신이 올해 다시 한번 발휘됐다. 지난 3월 본격적으로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레이쥔 회장은 당시 전기차 사업이 자신의 인생에서 마지막 창업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며 전기차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제몐은 “올해는 52세의 레이쥔 회장의 마지막으로 기업가 정신에 전념하는 중요한 해였다”며 “그는 샤오미의 휴대폰을 다시 한번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새로운 도전 정신을 보여줬다”고 그를 올해를 빛낸 인물로 꼽은 이유를 설명했다.

◆2021년 중국 부호 3위에 빛나는 '배터리왕' 쩡위췬

중국 부자연구소인 후룬연구원이 지난 하반기 공개한 ‘2021년 중국부호 명단’에는 자산이 빠르게 불어나며 순식간에 3위에 등극한 ‘뉴페이스’가 있었다. 중국 ‘배터리 왕’ CATL(닝더스다이)의 창업자 쩡위췬(曾毓群) 회장이다. 지난 1년간 CATL의 시가총액이 8000억 위안(약 149조원)으로 치솟으면서 정 회장의 자산도 3272억 위안으로 급증했고, 부호 순위도 단숨에 16계단 뛰었다.

쩡 회장은 20년간 배터리 시장에서 끊임없는 연구개발(R&D)로 CATL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감한 투자로 창청자동차 질주를 이끈 웨이젠쥔

지난해 중국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대명사 창청자동차가 설립 30주년을 맞이했을 때만 해도 창청자동차가 올해 이토록 놀라운 성장을 이룰 것이라 점치는 이는 없었다. 그런데 연구개발에 꾸준히 투자한 웨이젠쥔(魏建軍) 회장의 노력이 올해 빛을 발했다.

올해 1~3분기 창청자동차의 매출은 907억9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11% 늘었고, 순익 역시 49억45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13% 급증했다. 상하이증시에서 주가도 급등했다. 올해 주가 상승폭만 30%에 달한다. 웨이 회장은 허베이성 최고 부자에 등극했다.
 

쑤빙톈 [사진=신화통신]

◆”불가능은 없다” 동양인 벽 깨뜨린 쑤빙톈

올해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선수 가운데 중국이 가장 열광한 선수는 금메달리스트가 아니었다. 남자 육상 100m 경기에서 6위에 그쳤던 쑤빙톈(蘇炳添)이다. 그는 준결승에서 아시아 신기록인 9초83초를 기록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9.9초 대의 벽을 무너뜨린 것이다.

중국은 들썩였다. “아시아의 한계를 뒤집었다”, “아시아의 자랑”이라며 쑤빙톈을 칭찬하는 기사와 글들이 쏟아졌다. 쑤빙톈은 애국심으로 화답했다. 매번 경기장을 들어설 때 마다 매번 전력을 다해 ‘중국 속도’로 달린다며, 조국을 빛내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제몐은 “쑤빙톈은 비록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우수한 경기력과 스타성으로 개인적인 가치를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은 게임업체 넷이즈 수장 딩레이

중국 게임업체 넷이즈의 수장 딩레이(丁磊) 회장은 올해 ‘자본’과 ‘인기’를 모두 얻은 쾌거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9월 넷이즈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 ‘해리포터: 깨어난 마법(이하 해리포터)’이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얻은 데 이어 넷이즈 산하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왕이윈뮤직(網易雲音樂·NetEase Music)이 이달 홍콩증시에 상장하는 잇단 호재가 있었기 때문이다.

해리포터는 출시 첫 달에만 1억8000만 달러(약 2137억)을 벌어 들였다. 음양사에 이은 글로벌 메가히트를 기록한 셈이다.

◆’중국판 워렌버핏’ 선난펑

중국 최고 벤처투자자이자 ‘중국판 워렌버핏’으로 불리는 선난펑(沈南鵬) 세쿼이아 캐피털 차이나 대표도 올해 중국을 빛낸 인물로 꼽혔다. 그는 지난 16년 간 900개 이상의 회사에 투자했는데, 올해는 특히 투자 방향에서 큰 변화를 겪은 해로 평가됐다.

올해 그는 메이퇀의 지분을 여러 차례 줄였으며, 핀둬둬와 다다그룹의 주식도 대거 매각했다. 대신 의료·건강 및 하드테크놀로지, 소비, 탄소중립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제몐은 올해는 중국 투자의 대부로 불리는 그의 통찰력에 유난히 이목이 쏠렸던 한 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