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안보고서] "빚 산더민데" 자영업자 폐업률, 코로나 전보다 낮아…부채누증 우려
2021-12-23 12:47
9월 말 자영업자 대출 규모 887조원…대출 증가폭(14%), 가계대출 상회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발생과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피해가 집중되는 자영업자의 부채가 급증해 887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자영업자 폐업률은 코로나 이전보다도 낮아 내년 3월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 종료 시 채무상환능력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1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는 887조 5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가계대출 증가율(10%)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업종 별로는 도소매·숙박음식·여가서비스 등 대면 서비스 업종에서 대출이 큰 폭으로 늘었고 중·저소득층 중심으로 비은행금융기관에서도 대출이 빠르게 증가했다.
특히 자영업자의 경우 임금 근로자 등 비자영업자보다 대출 규모가 크고 원리금 상환 부담도 높았다. 임금 근로자보다 소득이 급감하고 최근까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등 대내외 충격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자영업자 폐업률은 지난해 기준 11.8%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2.7%)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대해 한은은 "코로나19 매출 충격에도 폐업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부채가 누증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영업자 부채가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내년 3월 만기 연장과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되면 부실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총 3차례에 걸쳐 연장되던 코로나 금융지원조치가 종료되면 기존 유예됐던 원리금 상환액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자영업자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1.3%로 지원조치가 계속되는 상황(39.1%)보다 2.2%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여가서비스(3.3%포인트)나 개인서비스(3.7%포인트) 등에서 상대적으로 DSR이 큰 폭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변이 발생과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이 악화될 수 있어 관계당국이나 금융기관 등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라며 “취약·고위험 자영업자에 대한 맞춤형 관리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