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잠실 마이스 사업 수주전’ 한화에 패배...송파 진출 무산

2021-12-10 15:19

​한국무역협회가 서울시 '잠실 스포츠·MICE(마이스) 복합공간 조선 민간투자사업'를 최초 제안하고도 한화건설 컨소시엄에 해당 사업을 내주게 됐다. 

서울시는 잠실 마이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가칭 '서울 스마트 마이스 파크'(주간사 한화건설)를 지정한다고 10일 밝혔다.

해당 사업은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약 35만㎡ 부지에 전시·컨벤션 및 야구장 등 스포츠, 문화시설과 이를 지원하는 업무·숙박·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비만 약 2조원에 달하는 규모로, 복합시설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투자사업으로 꼽힌다.

이는 사업비 전액을 민간에서 부담하는 대신 40년간 운영권을 주고 투자비를 회수하도록 하는 방식(BTO)으로 구조가 설계됐기 때문이다. 건립 시 경제효과는 연간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투자사업에는 무역협회 컨소시엄과 한화건설 컨소시엄 두 곳이 입찰에 참여했다. 세부적인 컨소시엄 참가자 차이가 있으나 결국 무역협회와 한화의 경쟁구조로 좁혀졌다. 

한화건설 컨소시엄에서는 킨텍스 등이 잠실 마이스 사업 운영을 맡는다. 킨텍스는 무역협회가 100% 출자해 만든 코엑스와 경쟁관계에 있는 복합 전시관으로 이번 입찰 경쟁을 코엑스 대 킨텍스로 보는 시선도 있었다.

실제 무역협회 내부에는 코엑스의 경쟁자인 킨텍스만큼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구 회장은 매일 잠실 마이스 사업 관련 회의를 진행하면서 협회의 역량을 집중한 것으로 파악됐다.

무역협회는 ‘국제교류 복합지구 조성’에 초점을 맞춰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공익성에서 한화건설을 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건설 컨소시엄은 창업지원 오피스 및 마이스 허브공간을 제공해 마이스 관련 산업 집결로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또 지속가능한 미래 도시 구축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자립도 의무비율보다 2배 이상 높은 탄소 중립 컴플렉스를 추진한다는 포부다.

구 회장은 내년부터 LS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결정하면서 협회 업무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잠실 마이스 사업 수주 실패로 인해 취임 첫 해 다소 아쉬움이 남게됐다. 협회 차원에서는 강남 코엑스에 이어 송파까지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입찰에 실패한 상황에서 특별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사진=한국무역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