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신약개발에도…제약업계, 잇단 AI기업 '러브콜'

2021-11-29 17:17
SK케미칼, 심플렉스와 신약후보물질 공동연구개발 계약 체결

김정훈 SK케미칼 연구개발센터장과 조성진 심플렉스 대표이사가 공동연구계약 체결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케미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신약 개발의 새로운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SK케미칼은 AI 기반 신약 개발 기업인 '심플렉스'와 신약 공동 연구개발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신약 후보물질 탐색에 돌입한다고 29일 밝혔다. 심플렉스는 지난 2017년 설립된 AI 기반 신약 개발 기업으로, 자체 기술인 설명가능한 인공지능(Explainable AI) 플랫폼 'CEEK-CURE'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AI가 탐색한 신약 후보물질을 신속히 평가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는 차별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이번 계약에 따라 양사는 특정 적응증 및 타깃 단백질에 대한 새로운 구조의 약물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심플렉스가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면 SK케미칼이 이를 검증하고, 임상 등 상용화 절차를 맡는 방식이다. 이 과정을 통해 도출된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지적재산권은 양사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판권 등 라이선스는 SK케미칼에 독점적으로 귀속된다. 

SK케미칼은 이번 계약에 따라 AI 기반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이 한층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올해 초 스탠다임 프로젝트를 통해 도출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물질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고, 7월에는 스탠다임의 신약 재창출 플랫폼을 통해 발굴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후보물질에 대해 공동 임상시험을 진행키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SK케미칼은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해 지속적으로 신약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김정훈 SK케미칼 연구개발센터장은 "심플렉스의 경우 AI플랫폼 결과가 도출되는 과정까지 상세히 확인이 가능하며, 신약 개발 전문 인력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신약 연구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SK케미칼 외에 JW중외제약, 동아ST 등의 기업들도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에 도전 중이다. JW중외제약은 신테카바이오와 AI 기반 혁신신약 개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최근 체결하고 혁신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시도 중이다. 

양사는 질환 특이적 특정 단백질에 작용하는 혁신신약 연구개발 과제를 공동 기획하고, 신테카바이오가 확보한 AI 신약개발 플랫폼과 약물 3D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해 혁신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동아ST도 심플렉스와 계약을 체결하고 중추신경계(CNS) 질환 신약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동아ST는 심플렉스가 발굴한 CNS 질환 신약의 후보물질 검증과 상용화를 담당한다. 후보물질에 대한 권리는 양사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동아ST가 모든 실사권을 보유한다.

제약 업계의 AI 기술 도입 흐름에 대해 전문가는 제약 산업 성장과 신약 개발을 위한 적절한 방향성이라고 평가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대표는 "신약 개발에 있어 개발 시간과의 싸움, 새로운 기술 접목, 임상 기간 단축 등의 고민들이 있는데 코로나19 백신, 치료제 개발을 계기로 AI를 활용한 새로운 플랫폼을 시도하면서 많은 발전이 이뤄졌다"며 "제약업계의 AI 기술 접목이 옳은 방향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