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40세 CEO 최수연 선임, 6년전 35세 카카오 수장 임지훈 떠오르는 이유
2021-11-21 12:58
창업 원년 멤버 아닌 외부서 경력 쌓은 인재 공통점
김범수·이해진, '지식의 저주' 갇히지 않은 리더 원해
젊은 CEO 앞세워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조직 혁신
김범수·이해진, '지식의 저주' 갇히지 않은 리더 원해
젊은 CEO 앞세워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조직 혁신
네이버 역대 최연소인 1981년생(만 40세) 최고경영자(CEO)로 발탁된 최수연 신임 대표 내정자의 향후 행보와 성과에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이번 파격 인사를 두고 6년 전 35세(1980년생)였던 임지훈 카카오 전 대표의 사례와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임 전 대표를 깜짝 내정했다. 카카오 직원들뿐만 아니라 임 전 대표가 몸담고 있던 케이큐브벤처스 직원들도 끝까지 몰랐을 정도다. 김 의장은 ‘지식의 저주’에 갇히지 않을 리더를 원했다. 이는 미국 스탠퍼드대 칩 히스 교수가 언급한 개념으로, “무엇을 잘 알게 되면, 그 이상의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김 의장은 많은 지식이 오히려 혁신을 저해한다고 봤다. 급변하는 IT업계에선 기존 지식과 성공 방식을 버려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창업 원년 멤버도, 내부자도 아닌 임 전 대표를 선택한 이유다.
네이버는 그동안 한성숙 CEO와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 채선주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 최인혁 전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창업 초창기부터 동고동락한 소수의 경영진이 회사를 이끌어왔다. 이들과 비교하면, 최수연 신임 대표 내정자는 사실상 외부인이다. 2005년 네이버(당시 NHN)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4년밖에 근무하지 않았고, 법조인 경력을 쌓은 후 2019년 말에 네이버에 재합류해 근무 기간이 6년에 불과하다.
임 전 대표는 벤처 투자 전문가답게 포털 ‘다음(Daum)’과 합병한 카카오의 여러 사업을 ‘선택과 집중’에 따라 재편하는 작업을 해왔다. 로엔엔터테인먼트와 포도트리(현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고,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사업부문을 분사시켜 카카오 공동체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페이는 기업공개(IPO)에 성공했고,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상장을 앞두고 있다.
최 대표 내정자에게 요구되는 건 해외 시장 개척이다. 이를 위해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인수를 주도한 글로벌 M&A 전문가 김남선 책임리더를 CFO로 함께 내정했다. 두 내정자 모두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출신으로, 글로벌 감각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외 진출은 네이버의 최대 숙원으로, 이 GIO가 네이버를 창업한 지 약 19년 만인 2017년에 네이버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GIO를 맡고 있는 것도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서였다. 현재 네이버의 해외 매출은 웹툰·웹소설, 카메라 앱 ‘스노우’, 아바타 SNS ‘제페토’ 등의 콘텐츠 사업에서만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젊은 CEO의 경우 관록과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빠른 추진력과 젊은 감각 등이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