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약품 VS 이연제약...여성CEO 항암제 개발 경쟁

2021-11-19 18:35
부광, 전립선암 개량신약 미국에서 조성물 특허...이연, CAR-T 치료제 개발
유희원 대표, 연구원 출신으로 R&D 강화...정순옥 대표, 바이오·케미컬 복합공장 준공

[사진=부광약품, 유희원 대표]

[데일리동방] 남성 중심의 보수적인 기업문화로 유리천장이 유난히 견고한 제약업계에서 여성 CEO가 있는 두 제약사가 경쟁하듯 항암제 개발에 몰두해 관심을 끌고 있다. 바로 부광약품과 이연제약이다.

부광약품(대표 유희원)은 자회사 다이나세라퓨틱스의 항암제 SOL-804 조성물 특허가 미국에서 등록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SOL-804 특허는 미국을 비롯해 일본, 유라시아, 유럽, 호주, 멕시코, 싱가포르로 총 7개 지역에 등록됐다.
 
SOL-804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에 대한 기존 치료제를 개선한 개량신약이다. 전립선암 세계 치료제 시장은 2019년 약 12조원에서 2027년 약 2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이나세라퓨틱스가 SOL-804에 적용한 기술은 약물전달 플랫폼 기술로, 향후 여러 항암제에 폭넓게 적용해 적은 용량으로도 효과를 나타내고 부작용을 감소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이나세라퓨틱스는 부광약품이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다. 
 
부광약품은 지난달 SOL-804의 전립선암 치료 임상 1상을 승인받아 서울대학교병원에서 40명 대상 임상시험을 준비중이다. 다국적 제약사 얀센의 전립선암 치료제 '자이티가'와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적 특성을 비교할 예정이다.
 
유희원 대표는 연구원 출신으로 국내 제약사 최초의 여성 전문경영인이다. 유 대표는 이화여대 약대를 졸업한 후 1999년 부광약품에 입사해 연구개발 분야를 맡아왔다. 대표로 취임한 뒤 연구개발(R&D)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 부문을 중앙연구소와 신제품 개발실로 개편한 바 있다.
 

[사진=이연제약 충주 케미칼 공장]

이연제약(대표 정순옥)은 큐로셀과 함께 일명 기적의 항암제라 불리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를 개발중이다.
 
CAR-T 치료제는 환자의 면역세포인 T세포에 암세포를 항원(공격 대상)으로 인식하는 수용체유전자를 도입해 암세포를 더 잘 식별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세포 내에 들어있던 분해효소를 암세포에 뿌려 사멸한다. 기존 항암제로 치료가 잘 안되는 백혈병, 림프종, 다발성골수종 환자에게 완치 수준의 치료 효과를 보이며 기적의 항암제로 불리고 있다.
 
숙명여대 화학과 출신인 정순옥 대표는 고 유성락 전 회장의 부인으로 2016년 아들인 유용환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연제약은 지난 2일, 21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충주 케미컬 공장의 준공을 완료했다. 지난 6월 준공된 같은 부지의 바이오 공장까지 포함하면 총 7만6000㎡(약 2만2851평) 부지에 연 면적 5만2000㎡(약 1만5800평) 규모다.
 
이연제약 유용환 대표는 “바이오와 케미컬 의약품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 세계 유례가 없는 공장“이라며 “이를 통해 향후 글로벌 제약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전 임직원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서 개발 중인 항암제가 속속 성과를 드러내며 세계 무대에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