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압박] "헤지 방법 찾아라"…금부터 부동산까지
2021-11-16 17:43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자산 증식을 위한 다양한 방법이 추천되고 있다. 특히 최근 5개월 사이 최고까지 치솟은 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금 선물은 온스당 1866.60 달러를 기록했다. 그동안 금 가격은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가치가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오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상승세를 보이면서 체면을 차린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같은 갑작스러운 상승은 투자자들의 커지는 우려를 보여준다"면서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대보다 더 오래 지속되며, 인플레가 경기 회복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연준이 기준금리를 더 빨리 인상할 수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싣고 있다. 결국 공급망의 균열과 소비의 증가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결국 인플레이션이 길어진다면 올해 들어 25% 상승한 S&P 500 등 주가지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TIAA뱅크의 크리스 개프니 세계시장부문대표는 “투자자들은 진짜로 인플레이션은 좀더 올래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며 금에 대한 수요가 늘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WSJ은 "헤지 펀드 등은 11월 초부터 금을 사들이기 시작했다"면서 "상승에 대한 베팅은 전주에 비해 50%가 늘었다"고 전했다.
인플레이션 시대에 또 추천을 받는 투자처는 주식과 부동산이다. 유명한 가치투자자 중 한 명인 아쿠아마린 캐피탈의 설립자 가이 스피어는 지난주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좋은 기업을 소유하는 게 인플레를 헤지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원가 상승 압박 속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회사를 매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주식 시장을 믿기 힘들다면 부동산을 보유하는 게 두 번째로 좋은 인플레이션 헤지"라면서 "(부동산 섹터는) 인플레를 방어할 "훌륭한 방법이다"라고 강조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정확하게 예측해 큰 수익을 냈던 미국의 헤지펀드 매니저이자 헤이맨 캐피탈의 창업자인 카일 배스 역시 부동산을 포함한 실물자산에 현금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100bp 이상 올릴 수 없기 때문에 저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에 투자해야 한다는 게 배스의 주장이다.
한편, 물가가 오르면서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기준금리를 3~4%로 높여야 할 것이라고 15일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에 퇴임한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은 총재는 블룸버그 TV에 출연해 연준이 제로금리 수준인 기준금리 인상에 내년 6월께에는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임 기간 연준 내에서도 영향력 있는 인사로 꼽혔던 더들리는 "연준이 예상보다 빨리 내년 6월께부터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다"라면서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이 인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