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보다 무서운 증가 속도...선진국 중 가장 빨라

2021-11-12 05:00
대선 앞두고 국가부채 논란
정부, 채무비율에 중앙·지방정부만 포함
IMF 'D2' 적용 땐 4.5%포인트 더 올라
4년 후엔 최대 70%대...안전기준 훌쩍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스탠다드'에 숨은 빚까지 포함하면 4년 뒤 부채 비율은 71%대까지 뛸 수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 국가채무비율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여야 대선 후보들이 전 국민 재난지원금과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 보상을 놓고 벌인 설전이 우리나라 재정건전성 논란으로 옮겨붙었다.

여야 대선주자들은 앞다퉈 '돈 풀기'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금 우리나라 가계부채비율은 매우 높은 반면 국가채무비율(정부부채비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는 게 이유다. 이 후보는 이런 원인이 "국가의 공적 이전소득, 즉 국가의 가계 지원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부족했기 때문"이라면서 "이제라도 국가가 가계 지원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반기를 들었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투입한 예산에 비해 개인에게 돌아가는 금액이 적어 효과가 미비하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 대한 파격적인 손실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두 후보가 주장하고 있는 지원금은 방식과 대상에 차이가 있지만, 모두 천문학적 예산 투입이 불가피하다. 
 
"우리나라 국가부채 상황 악화...나랏빚 눈덩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나 주요 7개국(G7) 등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비율은 높은 반면, 국가채무비율은 낮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10월 내놓은 재정점검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국가채무 증가 속도는 선진국 중 가장 빠른 수준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국가채무 비율은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기준으로 2021년 965조9000억원에 달한다. GDP 대비 47.3% 수준이다. 이대로라면 내년에는 1072조6000억원을 돌파하며 GDP 대비 비율 역시 50.4%에 달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국가부채 상황은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 시나리오대로라면 2025년에는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58.8%로 국제금융시장에서 통용되는 안전 기준(60%)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채무 비율 추이 [그래픽=아주경제] 

"D2 기준 적용시 4.5%포인트가량 높아"
더 큰 문제는 국가채무비율을 국제 기준에 적용하면 나랏빚이 더 불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28일 한국조세정책학회와 한국세무학회가 공동 주최한 '국가재정과 차기 정부의 바람직한 조세정책 방향' 토론회에서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재정여건 진단과 재정정책 기본방향'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가 공표하는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에는 중앙정부 채무에 지방정부 채무를 포함한 'D1'이 사용된다. 그러나 IMF는 D1에 공공기관 부채까지 포함한 'D2'가 통용된다. 김 교수는 "국내 선행연구에서 D2 기준 채무비율이 D1 기준 채무비율보다 통상 4.5%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공채는 회계상 일반정부 부채에서 제외된다. GDP 대비로 따지면 국민연금이 보유한 것만 약 8%가 된다. 정부가 앞서 전망한 2025년 국가채무비율(58.8%)에 국제 기준을 적용하고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공채 등 숨은 부채를 더하면 4년 뒤 채무비율은 71%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당초 정부 전망치보다 12%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국가채무비율을 어떤 기준에서 보느냐보다는 얼마나 빠른 속도로 나랏빚이 늘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D1이든, D2든 나라 빚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문재인 정부 기간 동안 국가채무를 신경쓰지 않았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