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방 댓글' 안희정 측근, 법원 "김지은씨에 배상 명령" 강제조정

2021-10-26 10:15
양측 모두 2주 내 이의제기 하지 않아 확정판결 효력

서울서부지방법원[사진=연합뉴스 ]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행 사건 피해자인 김지은씨를 비방하는 댓글을 작성한 안 전 지사 측근이 김씨에게 금전적 배상을 일부 해야 한다는 법원의 강제조정 결정이 나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민사22단독(황순규 부장판사)은 김씨가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 출신인 어모씨(38)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지난달 16일 강제조정 방식으로 마무리했다.

민사소송에서 조정은 분쟁을 당사자 사이에 상호 양해를 통해 해결하는 절차다. 화해 조건에 양측이 모두 동의하면 '임의 조정', 재판부가 양측의 화해 조건을 결정하면 '강제 조정'이라 부른다.

김씨와 어씨 양측 당사자에게 통보된 강제조정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어씨는 강제조정 결정 이후인 지난달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본인은 직장동료였던 김지은씨에 대한 명예훼손 및 모욕행위도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일부 금전적 배상도 강제조정 내용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와 어씨가 모두 2주 안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강제 조정 내용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게 됐다.

김씨는 지난 3월 어씨를 상대로 3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어씨는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사건이 불거진 2018년 3월 김씨 관련 기사에 욕설의 초성을 담은 댓글을 단 혐의(명예훼손) 등으로 지난해 10월 벌금 200만원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어씨의 행동이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행위의 전형이라며 공소사실 모두 유죄로 봤다.

어씨는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을 하루 앞둔 지난 4월 14일 법원에 항소 취하서를 제출해 형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