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5G] "5G가 햄보다 안전"…해외서 보고서까지 나온 까닭은

2021-09-29 08:0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글로벌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5G가 햄보다 안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 통신 네트워크 사업자 연합회(ETNO)와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지난 21일 '5G 이해'라는 보고서를 발행했다.
 
"5G는 안전"…글로벌 통신사업자들이 보고서 낸 까닭은
ETNO와 GSMA는 보고서에서 수차례 5G가 인체 건강에 유의미한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해당 보고서에서 "TV, 가정용 와이파이 기기, 라디오, 전자레인지 같은 일상 용도 기기같이 모바일 기술과 5G는 국제·국가별 노출 지침과 규정을 따른다"며 "과학자들은 5G를 포함해 수십년 동안 모바일 주파수를 연구했다. 공공보건기관과 전문가 단체의 일관된 결론은 국제 지침을 준수하면 임산부와 어린이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안전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무선 주파수에 관한 많은 연구가 있다. 국제 공공 안전 지침은 2020년 초 업데이트됐고, 2G부터 5G까지 모든 무선 주파수에 대해 기준보다 높은 수준으로 보호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주파수가 증가함에 따라 신체 조직으로의 침투가 줄어들고, 에너지 흡수가 신체 표면으로 제한된다. 전반적인 노출이 국제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공공 보건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두 단체는 WHO의 설명을 인용해 5G의 안전성을 재차 강조했다. WHO는 '현재까지 그리고 많은 연구가 수행된 후, 무선 기술에 대한 노출과 어떠한 악영향도 인과관계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5G가 암을 유발한다는 우려도 있다. 두 단체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서도 해명하고 나섰다. 과거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휴대전화에서 나오는 무선 주파수 전자기장을 잠재적인 발암물질(그룹2B)로 분류한 것에서 이 같은 우려가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IARC는 절인 채소와 무선 주파수를 같은 그룹에 분류했다. 절인 채소와 무선 주파수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제한적인 증거가 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햄 등 가공육(그룹1)은 이보다 발암 가능성이 더 높은 단계로 분류됐다. 가공육을 먹는 것이 인간에게 암을 일으킨다는 더 강력한 증거가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IARC의 분류는 머리 가까이 두고 사용하는 휴대폰이나 안테나 같은 환경적 요인, 통신장비를 설치·관리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을 위한 것"이라며 "WHO는 무선 네트워크와 장비 노출 제한 기준 변경을 권장하지 않았다. 이를 위한 추가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시작했는데…끊이지 않는 음모론
글로벌 통신사업자 단체들이 5G의 안전성을 강하게 주장하고 나선 이유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며 나온 5G 음모론 때문이다.

두 단체는 "모바일 기술에 대한 공공 보건 우려는 30년 전 2G 네트워크가 도입된 이후 지속했으나, 공인된 기관이나 과학에 근거해 입증된 적은 없다"며 "특히 최근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동안 소셜 미디어(SNS)를 통한 허위 정보의 확산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음모론자들은 5G가 인체의 면역력을 약화해 코로나19가 확산하게 했다고 주장한다. 국내에서는 이 같은 의견이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해외에서 일어난 일종의 해프닝으로 여겨졌다. 해외에서는 이 같은 음모론이 확산해 5G 기지국이 잇따라 불타올랐다. 미국, 영국, 네덜란드,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5G 무선기지국을 불태우는 방화 사건이 발생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 내슈빌에서 발생한 차량 폭발 사건도 미국 주요 이동통신사인 AT&T 건물을 노린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WHO까지 나서서 이 괴담이 가짜 뉴스라고 공식 발표했다. 백신 접종이 확산하며 다소 잦아들었으나, 5G에 대한 괴소문은 여전히 끊이지 않는 것이 ETNO와 GSMA가 이 같은 보고서를 발행하게 한 것이다. ETNO에 따르면 올 초 3개월 동안만 계산해도 유럽 13개국에서 통신사 근로자를 겨냥한 30건의 공격이 발생했다.

이들은 "당국에 따르면 5G가 건강이나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확립된 증거는 없다"며 "측정 결과 지역 사회에서 5G와 기존 모바일 기술의 전반적인 무선 신호 수준이 국제 안전 지침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5G로 이산화탄소 배출 20%↓…각 산업 분야 활약상
해당 보고서는 5G 음모론에 대한 해명 외에도 5G 기술 소개와 5G가 환경과 산업 전반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5G는 LTE(4G)보다 더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해 데이터를 전송하도록 설계됐다"며 "무선 통신과 네트워크의 에너지 사용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으나 안테나 최적화, 장비 교체 등으로 빠르게 효율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두 단체는 "모바일 기술 사용으로 다른 산업에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며 "지난 2018년 약 213만5000톤(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교통, 제조업, 농업, 에너지 등 산업 전 영역에 걸쳐 5G 모바일 기술 도입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0%를 감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 각 영역에 5G 기술을 도입해 긍정적인 효과를 얻는 사례도 소개한다.

영국 버밍엄에서는 5G 장비를 갖춘 구급차가 환자의 생명을 구하고 있다. 가상 현실(VR) 헤드셋을 착용한 구급대원이 확인한 환자의 상처나 부상 영상이 의료진에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스페인에서는 조선업에 5G 기술을 도입했다. 증강현실(AR) 설비를 구축한 공장에서는 복잡한 업무도 전문가가 원격 수행할 수 있다. 작업자의 안전은 물론 생산성과 정밀도도 향상한다.

5G 기술로 해양 폐기물 수거도 돕는다. 프랑스 이야디스(IADYS)사가 개발한 젤리피시봇은 항구, 호수, 운하같이 접근성이 낮은 해양 지역에서 초저지연, 고화질 이미지 전송, 실시간 피드백 등을 가능하게 하는 5G 기술을 탑재해 해양 폐기물을 수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