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잇(IT)슈] 쑥쑥 크는 중국 전자서명 시장...빅테크도 '눈독'
2021-09-16 01:00
코로나19 계기로 중국 전자서명 시장 발전
전자서명 플랫폼 시장 규모 4년간 25배 증가
알리바바·텐센트 등, 관련 기업에 적극 투자
디지털경제·탄소중립 추진에 고속성장 기대
전자서명 플랫폼 시장 규모 4년간 25배 증가
알리바바·텐센트 등, 관련 기업에 적극 투자
디지털경제·탄소중립 추진에 고속성장 기대
※ ‘차이나잇(IT)슈’는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지나칠 수 있는 중국 IT 핫이슈를 집중 조명하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1. 중국 유력 기업의 인사팀에서 근무하는 중국인 린모씨는 최근 행복하다. 회사 근로계약서가 종이 형태에서 전자 형태로 바뀌면서다. 이전에는 다량의 서류 정리로 진을 뺐는데, 이젠 클릭 몇 번으로 정리가 쉽게 가능해졌다고 한다.
#2. 최근 회사를 차린 왕모씨는 영업허가증을 발급 받기 위해 쿤밍시 우화구 정무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 그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용 기기로 서류를 안내 받고 전자서명으로 발급을 몇 분 만에 끝냈다. 그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서류 작성에만 한 시간이 걸렸는데, 지금은 전자서명 기술을 활용해 휴대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전자서명을 할 수 있어 매우 간편해졌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종이로 된 수십장의 서류를 확인해야 했지만, 이제 태블릿PC 등 전자 기기로 몇 분이면 업무를 끝낼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전자서명 서비스 덕분이다. 전자서명이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본인 인증은 물론 계약서 공증까지 해주는 서비스다.
특히 지난해 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중국에서도 전자서명에 대한 수요가 날로 커지고 있다.
13일 중국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이첸바오는 최근 세쿼이아캐피털차이나, IDG캐피털 등 글로벌 투자 기관으로부터 12억 위안(약 2182억원) 규모의 시리즈 E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이첸바오는 조달 받은 자금을 기술 연구·개발(R&D) 및 사업 확장, 생태계 확대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투자 액수가 크진 않지만, 이는 이첸바오가 10개월 만에 두 차례 투자를 유치한 것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매일경제신문은 짚었다. 지난해 11월에도 이첸바오는 10억 위안 규모의 시리즈 D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당시 중국 최대 벤처캐피털그룹인 선전자본그룹(SCGC),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 등이 투자에 참여했다.
또 앞서 2019년 알리바바 핀테크(금융기술) 기업인 앤트그룹도 이첸바오의 사업 전망을 밝게 보고 1억 달러(약 1171억원) 규모를 투자했으며, 블록체인 기술 협력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만큼 이첸바오와 전자서명 시장에 대한 벤처캐피털(VC)·사모투자업체(PE)의 선호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첸바오는 중국의 전자서명 역사를 함께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첸바오가 2002년 설립될 당시 중국에는 전자서명과 관련한 정부 규정도, 정의도 없었다. '기술 황무지' 속에서 기술 확보를 위해 열을 올린 결과, 오늘날 자타가 공인하는 중국 최대 전자서명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했다. 알리바바, 화웨이, 샤오미, 소니, 하이실리콘 등 기업들과 협력해 핀테크, 의료보건, 기업 간 거래(B2B), 전자상거래 등 분야에서 전자서명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첸바오는 비상장기업이다. 실적 공시 의무가 없기 때문에 정확한 실적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중국판 포브스'라는 별칭을 가진 후룬리포트가 지난해 이첸바오를 유일한 '글로벌 전자서명 유니콘'으로 꼽은 만큼, 시장에선 이첸바오의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유니콘은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말한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미디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이첸바오는 중국 전자서명 시장에서 점유율 43.1%로 1위를 기록했다. 상상첸(上上签), 파다다(法大大)가 각각 17.8%, 14.4%를 차지해 그 뒤를 이었다. 사실상 이 3개 기업이 중국 전자서명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상상첸과 파다다도 투자 큰손들이 눈여겨보는 기업이다. 특히 파다다는 2019년 텐센트로부터 3억9800만 위안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 받은 데 이어 올해 3월에도 9억 위안 규모를 투자 받았다.
중국은 실물경제와 '디지털' 결합을 통해 '디지털 강국'으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덩달아 전자서명 산업도 고속성장 중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비대면 거래 트렌드로 변모하면서 시장 확대에 속도가 붙고 있다.
36커연구원이 발표한 '2021년 중국 전자서명 산업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전자서명 시장 규모는 2016년의 8억5000만 위안에서 2020년 108억2000만 위안으로 증가했다. 이 중 전자서명 플랫폼 시장 규모는 2016년의 1억5000만 위안에서 2020년 36억 위안으로 약 25배 늘었다. 전자서명 시장에서 플랫폼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자 계약 건수도 급증했다. 지난해 중국 전자 계약 건수는 557억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가량 늘었다. 올해는 작년 대비 25.01% 늘어난 696억3000만건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전자서명 시장은 앞으로 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중국의 디지털경제 규모는 지난해 기준 40조 위안(약 7273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한다. 하지만 아직 전자서명 사용률은 미미한 수준이다. 36커연구원이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전자서명 침투율은 10%에 달하는 반면, 중국은 3%에 불과하다. 그만큼 잠재력이 어마어마하다는 의미다.
36커연구원은 중국은 세계 최대 잠재력이 있는 전자서명 시장이라면서, 현재 성장 추이로 보면 2023년엔 235억9000만 위안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간 침투율 역시 7%에 육박할 것이라고도 했다.
전자서명이 종이계약을 전자계약으로 대체해 인쇄·급송·관리과정에서 종이 소비를 없애는 저탄소 친환경적인 데다, 중국 당국이 전자서명과 관련된 정책을 적극 도입하면서 정책적 수혜 기대감도 나온다. 지난 7월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는 '전자노동계약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전자서명 사용을 적극 장려했다.
#2. 최근 회사를 차린 왕모씨는 영업허가증을 발급 받기 위해 쿤밍시 우화구 정무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 그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용 기기로 서류를 안내 받고 전자서명으로 발급을 몇 분 만에 끝냈다. 그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서류 작성에만 한 시간이 걸렸는데, 지금은 전자서명 기술을 활용해 휴대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전자서명을 할 수 있어 매우 간편해졌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종이로 된 수십장의 서류를 확인해야 했지만, 이제 태블릿PC 등 전자 기기로 몇 분이면 업무를 끝낼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전자서명 서비스 덕분이다. 전자서명이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본인 인증은 물론 계약서 공증까지 해주는 서비스다.
알리바바도 투자한 中 전자서명 서비스 스타트업 이첸바오
중국 전자서명 서비스 스타트업인 이첸바오(e簽寶)는 최근 글로벌 투자 '큰손'들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13일 중국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이첸바오는 최근 세쿼이아캐피털차이나, IDG캐피털 등 글로벌 투자 기관으로부터 12억 위안(약 2182억원) 규모의 시리즈 E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이첸바오는 조달 받은 자금을 기술 연구·개발(R&D) 및 사업 확장, 생태계 확대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투자 액수가 크진 않지만, 이는 이첸바오가 10개월 만에 두 차례 투자를 유치한 것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매일경제신문은 짚었다. 지난해 11월에도 이첸바오는 10억 위안 규모의 시리즈 D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당시 중국 최대 벤처캐피털그룹인 선전자본그룹(SCGC),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 등이 투자에 참여했다.
또 앞서 2019년 알리바바 핀테크(금융기술) 기업인 앤트그룹도 이첸바오의 사업 전망을 밝게 보고 1억 달러(약 1171억원) 규모를 투자했으며, 블록체인 기술 협력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만큼 이첸바오와 전자서명 시장에 대한 벤처캐피털(VC)·사모투자업체(PE)의 선호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첸바오는 비상장기업이다. 실적 공시 의무가 없기 때문에 정확한 실적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중국판 포브스'라는 별칭을 가진 후룬리포트가 지난해 이첸바오를 유일한 '글로벌 전자서명 유니콘'으로 꼽은 만큼, 시장에선 이첸바오의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유니콘은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말한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미디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이첸바오는 중국 전자서명 시장에서 점유율 43.1%로 1위를 기록했다. 상상첸(上上签), 파다다(法大大)가 각각 17.8%, 14.4%를 차지해 그 뒤를 이었다. 사실상 이 3개 기업이 중국 전자서명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상상첸과 파다다도 투자 큰손들이 눈여겨보는 기업이다. 특히 파다다는 2019년 텐센트로부터 3억9800만 위안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 받은 데 이어 올해 3월에도 9억 위안 규모를 투자 받았다.
중국 디지털경제·탄소중립 추진에 전자서명 '고속성장' 기대
중국은 실물경제와 '디지털' 결합을 통해 '디지털 강국'으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덩달아 전자서명 산업도 고속성장 중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비대면 거래 트렌드로 변모하면서 시장 확대에 속도가 붙고 있다.
36커연구원이 발표한 '2021년 중국 전자서명 산업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전자서명 시장 규모는 2016년의 8억5000만 위안에서 2020년 108억2000만 위안으로 증가했다. 이 중 전자서명 플랫폼 시장 규모는 2016년의 1억5000만 위안에서 2020년 36억 위안으로 약 25배 늘었다. 전자서명 시장에서 플랫폼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자 계약 건수도 급증했다. 지난해 중국 전자 계약 건수는 557억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가량 늘었다. 올해는 작년 대비 25.01% 늘어난 696억3000만건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전자서명 시장은 앞으로 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중국의 디지털경제 규모는 지난해 기준 40조 위안(약 7273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한다. 하지만 아직 전자서명 사용률은 미미한 수준이다. 36커연구원이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전자서명 침투율은 10%에 달하는 반면, 중국은 3%에 불과하다. 그만큼 잠재력이 어마어마하다는 의미다.
36커연구원은 중국은 세계 최대 잠재력이 있는 전자서명 시장이라면서, 현재 성장 추이로 보면 2023년엔 235억9000만 위안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간 침투율 역시 7%에 육박할 것이라고도 했다.
전자서명이 종이계약을 전자계약으로 대체해 인쇄·급송·관리과정에서 종이 소비를 없애는 저탄소 친환경적인 데다, 중국 당국이 전자서명과 관련된 정책을 적극 도입하면서 정책적 수혜 기대감도 나온다. 지난 7월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는 '전자노동계약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전자서명 사용을 적극 장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