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퇴진 뒤 치솟는 일본 증시…가구 소비는 예상 밑돌아

2021-09-07 16:17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퇴진 입장을 밝힌 뒤 일본 주식 시장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7일 일본 도쿄증시 대표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전 거래일에 비해 256.25포인트(0.86%) 상승한 2만 9916.14를 기록했다. 토픽스(TOPIX) 지수도 22.16포인트(1.09%) 오른 2063.38로 장을 마쳤다. 지난 3일 스가 총리가 자민당 총재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힌 뒤 3 거래일 연속 상승한 것이다. 

스가 총리 퇴진 뒤 일본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외신은 분석했다. 이처럼 강세장이 이어지는 배경에는 새 내각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다. 자민당 지지율의 걸림돌이 됐던 스가 총리의 퇴진으로 새로운 내각은 안정적인 정치 기반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9월의 스가 내각이 출범한 뒤 일본 주식시장의 기록은 좋지 않았다. 횡보 장세를 이어가던 시장은 지난해 11월 '고 투 트래블' 사업 등 내수 부양정책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긴급사태가 수차례 발표되면서 상승 동력을 잃기 시작했다.

일본 경제의 활기를 불러올 목적을 유치했던 도쿄올림픽·패럴림픽마저 코로나19 속에서 힘겹게 치러져 주식시장에 활기를 부여하지 못했다. 

 

[사진=AFP·연합뉴스]


차기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스가 총리를 얼굴로 내세울 경우 정국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주식시장에 불안감을 높였다. 그러나 스가 총리가 퇴진하고 여론의 지지를 받은 새 총리가 권력을 잡을 경우 정치적 안정성이 확보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그러나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산이 통제되지 않을 경우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향후 일본 주식시장 전망을 놓고는 엇갈린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증권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새 내각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의료공급 체계를 잘 확충하면 연말까지 닛케이225가 36,000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자민당 총재로 누가 뽑히든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경제활동의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상승 장세가 계속되기 어렵다는 시각도 공존한다고 전했다.

실제 코로나19 확산으로 일본의 소비 회복은 예상보다 저조한 상황이다. 일본 총무성은 7일 일본에서 지난 7월에 2인 이상 가구의 소비지출(26만7710엔)이 전년 동월 대비 0.7%(실질)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2.9%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지난 6월에는 4.3% 상승을 기록했다. 

7월 소비지출을 6월과 비교하면 0.9%(실질·계절조정치) 감소했다. 일본 경제는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을 민간 소비가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가계 소비지출은 일본 경제의 향방을 나타내는 가늠자가 된다. 총무성 발표에 따르면 교육비(-9.9%)와 가구·가사용품(-8.4%) 소비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