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의 시선】 중국 게임이 압도하는 현지화 노하우를 배우다

2021-08-31 10:34
게임 비즈니스의 프로, 사토 쇼(5)

로컬리제이션(현지화)은 일본 기업이 그다지 자신 있어 하는 분야가 아니라는 말을 듣고 있습니다. 기업은 현지화에 대해 노력하고 있으나, 인재 부족 등의 이유로 그다지 잘 되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번에는 신흥 아시아 게임 시장에 있어, 각국의 게임회사가 어떻게 현지화를 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태국의 축구 게임 코너. 동남아시아나 중동에서는 축구 전문 게임 카페를 찾아볼 수 있다. (사진=사토쇼 제공)

예전 일본에서는 중국제 게임에 대해 ‘짝퉁’의 이미지가 강하게 따라다녀서, 외주를 맡기는 것에는 관심이 있어도, 중국제 게임 디자인이나 마케팅 방법에 대해서 능동적으로 배우려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본 국내에서도 ‘원신(原神)’이나 ‘황야행동(荒野行動)’과 같은 중국제 타이틀이 큰 성공을 거두어, 그 실력이 널리 알려졌습니다. 또한, 신흥국에서도 중국이나 한국의 게임이 현지화에 성공하여, 시장을 석권하고 있습니다.

우선, 일본 국외, 아시아의 게임 시장의 구조에 대해서 간단히 보겠습니다. 동남아시아, 남아시아라고 불리는 지역에서의 마켓 중심은 모바일 게임입니다.

하드(거치형 본체기기)가 필요한 ‘닌텐도 스위치’나 ‘플레이스테이션’과 같은 가정용 게임에서는, 최근 하드나 소프트를 다루는 각 제조사의 노력 덕분에 동남아시아나 중동 등의 시장이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러나, 신흥국의 경우, 소득이 낮아 고액의 제품은 좀처럼 구입하지 못하여, 스마트폰만 있으면 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 시장보다 시장 규모는 꽤 작게 되어 있습니다.

PC게임에서는, 2000년대부터 중국과 한국 기업에 있어 동남아시아는 뒷마당과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또, 중동 아랍권에서는 중국 기업이, 터키에서는 한국 기업의 MMORPG(※1), FPS(※2) 등의 장르 타이틀이 성공을 거뒀습니다.

※1 대규모 인원수로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온라인 RPG. RPG는 가공의 역할을 연기하여 이야기 등을 즐기는 게임

※2 일인칭 시점의 사격 게임

현재에는, 이러한 장르에 더하여 ‘PUBG(PLAYER UNKNOWN'S BATTLE GROUNDS)’와 같이, 많은 사람과의 대결 안에서 살아남는 것을 목표로 하는 ‘배틀로열계 게임’이나 ‘LoL(리그 오브 레전드)’과 같은 ‘MOBA’(※)가 시장을 석권하고 있습니다.

※ ‘멀티 플레이어 온라인 배틀 아리나’의 줄임말. 플레이어가 팀으로 나뉘어, 상대 팀과 무언가 승리 조건을 두고 겨루는 게임

■ 중국제가 각국을 압도하는 모바일 게임 시장

각국에서의 모바일 게임 랭킹을 보면, 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국제 게임이 다른 국가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텐센트가 운영하는 ‘PUBG MOBILE’이나 ‘왕자영요(王者栄耀)’는, 어느 나라에서나 매출 상위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최근 동남아시아나 남아시아에서 인기가 높은 게임이 ‘Garena Free Fire’입니다. 이 배틀로열계 게임은 미국 구글의 애플리케이션 스토어 ‘Google Play’에서 10억 다운로드를 달성, 동종 게임인 ‘PUBG MOBILE’과 패권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Esports Charts’라는 게임 경기 대회의 데이터베이스에 의하면, 싱가폴에서 개최된 해당 게임의 세계 대회에서는 온라인 스트리밍 시청자 수가 최대 541만 명에 도달했습니다. 이 중 힌두어권 시청자가 160만, 인도네시아어권이 63.3만 명으로,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의 유저를 끌어들여 세계적인 성공까지 잘 이어온 셈입니다.

이 게임을 낸 곳은 Garena라는 싱가폴 기업으로, 텐센트와 관계가 깊으며 개발은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기에, 실질적으로는 중국제 게임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중국제의 다음을 잇는 것은 한국제 게임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동남아시아에서는 ‘MU’나 ‘메이플스토리’와 같은 게임이 그렇습니다.

일본의 작품으로는, KONAMI의 축구 게임 ‘eFootball’ (구 일본명 ‘Winning Eleven’)이 동남아시아에서 건투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드래곤 볼 Z’, 중동에서는 ‘캡틴 츠바사’ 등 인기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의 IP(※)를 사용한 모바일 게임이 발매되고 있습니다.

※ 지적재산. 이 경우는 캐릭터, 설정, 음악 등 작품의 요소를 주로 가리킴.

단, 전체적으로 판매 규모나 인지도에 있어서 중국 작품이 압도적이고, 한국의 몇몇 게임이 그 뒤를 잇고 있으며, 일본, 미국, 유럽제 게임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그렇다 할 성과가 없습니다.

중국 기업의 영향은 겉으로 보이는 것뿐만이 아닙니다. 일본의 IP인 만화 ‘BLEACH’의 게임은 동남아시아에서는 실질적으로 중국 기업인 Efun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Ragnarok X’이라는 한국발 IP는, 동영상 업로드 애플리케이션 ‘TikTok(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ByteDance)의 자회사인 Nuverse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Call of Duty’는 미국 Activision Blizzard 사의 IP이지만, 모바일판 ‘Call of Duty: Mobile’은 텐센트의 자회사인 TiMi Studios가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언뜻 보기엔 중국제라고 알 수 없지만, 실제로는 중국 게임회사가 개발이나 운영을 하는 게임이 많이 있습니다.

■ 겉모습은 현지 취향으로. 로컬라이즈의 실제 사례

그렇다면, 아시아나 중동에서 성공한 게임은 어떻게 현지화를 하였을까요? 여기서는, 게임 내용, 마케팅, 기업 자체적 측면, 각각의 관점에서 현지화의 실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우선, 게임 내용의 현지화에 대하여. 신흥국에서 성공한 중국의 게임은, 이미지 등 비주얼 소재를 철저하게 현지 유저의 취향에 맞추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베트남과 같이 중국계 온라인 게임에 유저가 익숙해져 있는 나라에서는, 중국풍 그대로의 이미지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중국풍 분위기나 비주얼에 익숙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언뜻 보기에 중국제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이미지를 바꾸어 전개하고 있습니다.
 

터키에서 인기인 ‘Game of Sultans’. 중국 샤먼의 Mechanist Games가 운영 (사진=공식 사이트)

‘Identity V’의 송끄란 캠페인 이벤트 이미지 (사진=공식 페이스북)

예를 들어, 위에 있는 이미지인 ‘Game of Sultans’는, 터키 등에서 인기 있는 중동풍 분위기의 작품이지만, 제작하고 있는 곳은 중국 푸젠성 샤먼에 있는 회사입니다. 중국 게임회사는 게임의 내용은 같더라도, 이미지 등의 소재를 각국에 맞춰 바꾸는 수법을 가장 자신 있어 합니다.

더욱, 현지 유저의 고객 지원 등 또한 현지 언어로 제대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유저는 중국 게임이라는 의식이 적어지는 것이 아닐까요. 내용이나 지원이 충실하다면, 어느 나라 게임인지는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현지의 이벤트를 접목하는 것도 자주 볼 수 있는 수법입니다. 예를 들어, 태국에서는, 중국의 넷이즈(NetEase)라는 회사가 제작한 ‘Identity V’라는 게임의 선전 소재로, 태국의 물을 뿌리는 축제인 ‘송끄란’에 연관된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2019년에는 인도에서 히트한 ‘PUBG MOBILE’ (인도명 ‘Battlegrounds Mobile’)이 인도의 제사인 ‘디왈리’에 맞춰 게임 안에서 캐릭터의 의상을 갈아입히며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중동에서 전개하고 있는 중국제 게임에서도, 이슬람교의 종교행사 ‘라마단’ 때에 캠페인을 실시하는 예 또한 많이 보입니다.

■ 게임 실황 중계자에게 맡기는 마이너 공용어의 선전

다음은, 프로모션 및 마케팅의 현지화입니다. 중국의 게임회사는 신흥국에서 현지 기업과 연계하여, e스포츠(※)나 타이 업 이벤트를 성대하게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소개한, 연말연시 미얀마에서 실시된 ‘PUBG MOBILE’의 e스포츠 대회는 화웨이와 연계하여 쇼핑몰에서 개최하였습니다.

※ 게임의 경기, 흥행. 프로 스포츠와 같은 상금 대회나 이벤트를 개최한다.
 

스리랑카의 e스포츠 이벤트. 현지 이동통신 회사와 ‘PUBG’의 타이 업 (사진=사토쇼 제공)

위 사진은, 제가 스리랑카의 e스포츠 이벤트에 참가했을 때 발견한 것으로, 현지의 이동통신회사와 ‘PUBG’가 타이 업 한 것입니다. 이러한 쇼핑몰이나 현지의 홀에서 모바일 게임의 경기회를 개최하여 많은 유저를 끌어들이는 것은 신흥국에서의 대표적인 프로모션입니다.

현지의 스트리머(※)를 잘 끌어들이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아래는, 인도의 게임 중계 플랫폼 ‘Rheo’의 톱 페이지입니다. 실황 되고 있는 것은 중국제 게임뿐이지만, 재미있는 점은 동영상 중계에 사용되고 있는 언어입니다.

※ 게임을 하면서, 그 모습을 인터넷에서 실황, 전송하는 사람
 

인도의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Rheo’의 톱 페이지 (사진=공식 사이트)

가장 위에 있는 ‘Free Fire’의 실황은 타밀어, 왼쪽 아래의 ‘Battlegrounds’는 텔루구어입니다. 동영상 전송 서비스 ‘유튜브’의 인도 담당자에 의하면, 이러한 게임 실황이 유튜브에서의 지역 언어를 사용한 중계 전체를 넓히고 있다고 합니다.

인도의 헌법에 의하면 인도는 20개 이상의 공용어가 존재합니다만, 이 모든 것에 현지화 대응을 하는 것은 원가 면에 있어 현실적이지 못합니다. 그러나, 게임 자체가 현지화되지 않더라도, 다양한 언어로 말하는 동영상 배포자들을 같은 편으로 할 수 있다면, 각 언어 유저에게 더욱 더 밀접하고도 간단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현지화 수법의 최후는, 회사 자체의 현지화입니다. 현지에 개발회사를 설립하거나 현지 회사에 자본을 제공하거나 혹은 교육기관과 연계하여 우수한 인재와의 관계를 만드는 등, 현지의 우수한 인재나 마케팅 노하우를 받아들이는 것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일례로 올 6월, 텐센트는 ‘Green Game Jam for Youth’라는 이벤트를 세계 각국의 교육기관과 연계하여 실시할 것을 발표하였습니다.

세계 각지의 학생을 모아, 텐센트 산하 게임개발 교육기관이 축적한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공유하면서, 환경문제를 의식한 게임을 단기간에 만들게 한다는 기획입니다. 우승자에게는 10,000 미국달러 (약 1,180만 원)의 상금을 준다고 합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말레이시아의 아시아 퍼시픽대학, 싱가폴국립대학, 태국의 방콕대학, 인도네시아의 반둥공과대학 등과 연계하여 실시됩니다. 이러한 이벤트의 주최를 통해 현지 인재와의 관계를 돈독히 해 나가려고 하는 것입니다.

■ 중국은 진출 노하우를 소개, 한국은 진출 의뢰에 조성까지

일본 기업도 글로벌 시장 대응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으나, 중국이나 한국에 비하면 해외 관련 비즈니스에 대응할 수 있는 인재가 결정적으로 부족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중국에서는 게임이나 IT의 해외 진출 전문 미디어가 존재하여, ‘China Joy’와 같은 업계 전시회에도 지역별 진출 노하우를 소개하는 회의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런 곳에서 정보를 교환하고, 인재 모집을 하여, 글로벌 인재의 융통을 계획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편, 한국에서는 게임 중소기업에 대한 개발비 보조는 물론, 해외 진출을 위한 마케팅이나 현지화에 대해서도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게임 회사가 그러한 전문 회사나 컨설턴트에게 의뢰를 하면, 이에 대한 조성금이 들어오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중국이나 한국 등의 해외 진출 성공 사례를 참고로, 신흥국에서도 더욱 일본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구조 만들기를 생각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

<필자 소개>
 
사토 쇼(佐藤翔)
 
교토대학 종합인간학부 졸업. 영국 선더버드 국제경영대학원에서 국제경영 석사학위 취득. LUDIMUS 대표이사. 10년가량의 신흥국 콘텐츠 시장 조사 경험을 지님. 일본 첫 게임 산업 인큐베이션 프로그램 iGi의 공동창설자. 인도 NASSCOM GDC(인도의 IT 업계단체 「NASSCOM」이 주최하는 게임 개발자 회의)의 국제 보드 멤버 등을 역임. 일본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세계 10개국 이상 지역에서 강연. 『게임의 지금, 게임 업계를 내다보는 18개의 키워드』(SB 크리에이티브)에서 동남아시아 부분을 집필. 웹 매거진 『PLANETS』에서 「인포멀 마켓에서 보는 세계」를 연재 중.

※ 특집 '프로의 시선'은, 아시아의 경제를 보는 NNA의 무료 매체 「NNA 칸파사르」 2021년 8월호 <http://www.nna.jp/nnakanpasar/>에서 게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