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수도권 집값, 금리인상이 브레이크 걸까
2021-08-26 15:27
대출절벽·금리인상 겹치며 집 사기 어려운 환경
수도권 집값은 6주 연속 최고 상승률
"이번 금리인상 영향 제한적…향후 인상 속도가 관건"
수도권 집값은 6주 연속 최고 상승률
"이번 금리인상 영향 제한적…향후 인상 속도가 관건"
대출 절벽과 금리 인상이 미친 집값에 제동을 걸 수 있을까. 이번 정부 들어 대출 문을 지속적으로 좁히는 등 내 집 마련의 문턱을 높이고 있지만, 집값은 여전히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값은 6주 연속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쉬지 않고 내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속도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에 시행된 금리인상이 집값에 미칠 영향은 적더라도, 가파른 상승세가 지속되면 수년간 이어진 주택시장 호황이 변곡점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넷째 주(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0.21%에서 0.22%로 오름폭을 키우며 주간 기준으로 2018년 9월 셋째 주(0.26%)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국평(국민평수)'이라고 불리는 전용 84㎡ 아파트값이 초고가 주택을 가르는 기준인 15억원을 돌파하는 거래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서울 25개구 가운데 전용 84㎡ 기준으로 15억원을 넘긴 지역은 총 19곳에 달한다.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전면 대출 금지에도 시장은 눈도 깜짝 않는 모습이다.
시장은 금리 인상이 이러한 집값 폭주를 멈추게 할 수 있을지에 주목한다. 부동산 투자는 특성상 대출 등 레버리지 의존도가 높아, 금리가 인상되면 주택시장의 수요가 위축되는 게 일반적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등 개인대출의 수준에서는 0.25% 포인트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부담하는 이자액이 약간 늘어나는 정도에 그친다"며 "이는 충분히 개별 가계,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라고 봤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도 “금리 인상이 집값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은 맞지만, 현재의 부동산 시장은 금리 자체보다 공급부족과 규제완화 등 다른 요인에 따른 영향을 더욱 크게 받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금리는 한번 오르기 시작하면 당분간 인상 기조가 유지되기 때문에 추후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클 수 있다.
양지영 R&C 연구소 소장은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입주물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기와 맞물리면 집값은 크게 조정 될 수 있다"면서 "금리인상에 따른 레버리지 등을 이용한 부담스러운 투자는 위축되고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과도한 부채를 가진 사람들은 부동산 등 자산에 대해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금융권의 대출 한도 축소 등 움직임에 금리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이자 부담으로 주택 거래가 줄고 집값 상승 폭이 둔화하는 영향도 있을 수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금리 인상으로 종전보다 주담대 이자 부담이 증가하면서 낮은 이자를 활용한 주택구매와 자산투자가 제한될 것"이라며 "투자수요가 감소하면 주택 거래량이 줄고 가격 상승 속도도 둔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