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시장 동향] 美 매파 카시카리 '금리인상 가능성' 언급에 국제유가 흔들...WTI 70달러선
2024-05-11 05:00
미국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이하 연은)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제유가 하락세를 이끌었다. 주요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 역시 OPEC+(비OPEC 협의체)의 증산 가능성을 언급해 국제유가 하락폭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서부텍사스원유(WTI)는 3월 셋째 주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0달러 선을 기록했다.
다만 여전한 이스라엘-하마스의 휴전협상 불확실성으로 하락 폭은 제한된 모양새다.
1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5월 둘째 주(5월 6~9일) WTI의 가격은 전주 대비 1.35달러 내린 배럴당 78.7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닐 카시카리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3% 수준에서 정체될 경우 기준금리 인상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카시카리 총재는 대표적인 매파 인사로 꼽힌다.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 가능성을 뒤집은 발언으로, 보스턴 연은 총재 역시 지금의 금리 수준을 보다 오래 유지해야 할 수 있다고 보탰다.
동시에 미국의 노동지표는 추가 하락요인이 됐다.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17만5000건으로 예상치인 24만3000건을 크게 하회했다. 실업률 역시 3.9%로 전월 대비 0.1%P(포인트) 증가했다.
주요국의 경제지표 악화는 석유 수요 감소 전망으로 이어지면서 국제유가 하락의 요인이 된다.
석유수급 측면에서는 러시아의 증산 가능성 언급이 유가를 하락시켰다.
지난 7일 알렉산더 노박(Alexander Novak) 러시아 부총리는 “OPEC+가 필요하다면 행동에 나설 것임을 이미 합의했고, 증산이라는 선택권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6월 OPEC+ 회의에서 증산을 검토할 것이라는 해석으로 이어지면서 국제유가를 하락시켰다.
다만 여전한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요소는 유가 하락 폭을 제한했다. 이스라엘-하마스의 휴전협상에서 이견이 지속되면서 교착상태에 빠져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이 원인이다. 중동 등 산유국 밀집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요소는 국제유가 상승의 원인이 된다.
석유제품 가격도 휘발유를 중심으로 큰 폭 내렸다.
5월 둘째 주 아시아 역내 석유제품 가격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시장에서 휘발유(92RON) 가격은 전주 대비 5.73달러 내린 배럴당 92.75달러를 기록했다.
등유는 2.02달러 내린 배럴당 94.92달러로, 경유(0.001%)는 1.75달러 내린 97.6달러로 조사됐다.
국내 주유소 기름값도 동반 하락했다.
5월 둘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1.2원 하락한 리터당 1711.7원을 기록했다. 경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5.5원 하락한 1560.8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