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대 구성원들, “교육부는 공정·객관성 없는 평가결과 즉각 폐기하라”

2021-08-23 16:39
입장문 발표, ‘임시이사 파견대학 지원사업’ 통해 재정 지원 촉구

평택대 전경 [사진=평택대 제공]

평택대학교 교무위원회, 평교수회 등 구성원들이 23일 “교육부는 공정성과 객관성이없는 평가 결과를 폐기하라”고 요구하는 등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평택대 구성원들은 이날 ‘교육부 제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이같이 촉구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교육부는 지난 17일 오후 3시 정각 20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가결과를 공개하였고 평택대학교는 ‘일반재정지원대학’에 ‘미선정’되었다”며 “임시이사 체제에서 3주기 평가 준비를 위해 노심초사 수고한 모든 교수들과 직원들의 힘에 겨운 노력이 일시에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입장문은 또 “△재정지원 대학 선정의 평가 기준이 불명확·불공정하고 △평가 결과 아주 근소한 점수 차이로 3년 동안 최고 130억원 지원 가능 및 불가능 대학을 가르는 것은 대학 평가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 △임시이사 체제에 있는 평택대의 특수한 상황 고려가 전혀 없다”고 언급하면서 “교육부의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의 가결과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입장문은 “△평가기준과 모든 대학의 평가결과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밝힐 것△수도권 및 비수도권 평가 기준 점수에 대한 근거를 밝히고 공정하지 못한 평가 결과 즉각 철회 할 것 △교육부가 임시이사를 파견한 대학에 대해서는 대학 운영권이 실질적으로 교육부에 있다는 점에서‘(가칭)임시이사 파견대학 지원사업’을 통해 별도의 재정 지원을 할 것 △교육부는 국민의 세금을 이용하여 대학 줄 세우기를 즉각 중지할 것" 등의  4개항의 요구사항을 덧붙였다.

◆다음은 평택대 입장문 전문

교육부는 지난 17일 오후 3시 정각 20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가결과를 공개하였고, 평택대학교는 ‘일반재정지원대학’에 ‘미선정’되었습니다. 임시이사 체제에서 3주기 평가 준비를 위해 노심초사 수고한 모든 교수들과 직원들의 힘에 겨운 노력이 일시에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평택대는 2주기 평가(2015∼2017년)에서 당초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되었으나, 전 총장의 부정비리 관련 0.552점의 감점으로 ‘역량강화대학’으로 강등되어 10% 정원을 감축해야만 했습니다. 대학 내부의 공익신고에 의해 부정비리가 적발된 것임에도 감점을 부가하여 극히 미세한 점수 차이로 인해 3년간 매년 30억원 상당의 재정을 지원받지 못한 것은 물론 ‘부실대학’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3주기 평가(2015∼2017년)의 결과는 2주기 결과보다 더 어처구니없는 일로 우리는 이 결과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힙니다.

첫째, 재정지원 대학 선정의 평가 기준이 불명확하고 불공정합니다. 교육부는 재정지원 선정 대학의 90%를 권역별로 우선 정하고, 나머지 10%는 권역에 관계없이 전국 단위에서 점수가 높은 순으로 선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제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을 통한 전체 재정지원대학의 수 등을 미리 공개하지 않았고, 재정지원대학과 미지원대학을 구분하는 명확한 기준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시작점부터 다른 정량지표의 만점 기준으로 인하여 수도권 남부권에 위치한 우리 대학은 역차별을 받았습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학에 대해 정량 평가에 대한 만점 기준을 서로 다르게 책정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수도권 대학의 경우 재학생 충원율은 104.7%, 비수도권 대학은 97.7%로 정한 것은 공정성을 저버린 평가입니다.

둘째, 평가 결과 아주 근소한 점수 차이로 3년 동안 최고 130억원 지원 가능 및 불가능 대학을 가르는 것은 대학 평가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입니다. 이번 진단에 참여한 대학은 근소한 점수차이로 선정과, 미선정이라는 결과를 받았는데 이는 매우 가혹한 일입니다. 코로나19에 따라 온라인으로 진행된 90분의 질의응답을 통해 도출된 점수의 차이는 극단적일 경우 소수점 차이로 선정과, 미선정으로 결과가 갈리게 되는 바, 이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조성된 국가 예산의 지원 여부를 가리는 것은 결코 합리적인 평가라고 할 수 없습니다.

셋째, 임시이사 체제에 있는 평택대의 특수한 상황이 고려되어야 합니다. 교육부는 2018년 11월 제1기 임시이사들을 파견하였고, 이후 2년 동안 1기 임시이사 체제(2018.11∼2020.12)가 지속되었습니다. 1기 임시이사회는 학내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무능한 총장을 졸속 선임한 후 평가 관련 조직을 폐지하고, 예산을 삭감하였습니다.

더욱이 패자부활전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혁신지원사업’도 독단으로 포기함으로써 이번 평가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교육과정 운영 및 개선’ 점수가 2주기 평가에 비해 무려 22% 떨어졌습니다. 특히 1기 임시이사회가 선임한 총장에 대한 징계 페널티가 이번 평가에서도 감점으로 적용된 것은 가슴 아픈 일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제1기 임시이사들을 파견한 교육부에도 책임이 결코 없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교육부가 이번 평가에서 그 책임과 피해를 평택대 구성원들에게 온전히 떠넘기는 것은 권한 행사는 책임을 동반한다는 행정의 기본원칙을 무시한 것입니다. 교육부는 제1기 임시이사 체제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도 일말의 책임을 져야 합니다.

100여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 초기 대학으로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교육 본연의 임무를 다해온 평택대학교는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의 가결과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으며 대학 구성원의 뜻을 모아 다음과 같이 교육부에 요구합니다.

1. 대학기본역량진단에 대한 평가기준과 모든 대학의 평가결과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밝혀야 합니다.
2. 수도권 및 비수도권 평가 기준 점수에 대한 근거를 밝히고 공정하지 못한 평가 결과를 즉각 철회해야 합니다.
3. 교육부가 임시이사를 파견한 대학에 대해서는 대학 운영권이 실질적으로 교육부에 있다는 점에서 ‘(가칭)임시이사 파견대학 지원사업’을 통해 별도의 재정 지원을 해야 합니다.
4. 교육부는 국민의 세금을 이용하여 대학 줄 세우기를 즉각 중지하고 우리나라 대학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도록 보다 합리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합니다.

2021년 8월 23일 

평택대학교 교무위원회, 평교수회, 민주교수노동조합, 교수협의회, 전국대학노동조합 평택대지부, 피어선기념학원평택대노동조합, 총학생회, 평택대정상화대책위(시민단체)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