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윤석열 직격 “정권교체 하러 왔나 당권교체 하러 왔나”

2021-08-23 10:52
“당대표 흔들고 경선룰 바꾸는 게 윤석열식 공정과 상식인가”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19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23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 “정권교체를 하러 우리 당에 오신 거냐, 아니면 당권교체를 하러 오신 거냐”고 직격했다. 유 전 의원은 “당대표를 흔들고 경선준비위원장을 바꾸고 경선룰을 바꾸겠다는 게 윤석열식 공정과 상식이냐”고 물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우리 당 내홍을 보며 이러다가 정권교체에 실패하는 거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갈등의 중심에 윤 전 총장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유 전 의원은 “비대위로 가야 한다”, “당대표라도 탄핵도 되는 거 아니냐”, “이준석 대표는 사퇴 후 유승민 캠프로 가라” 등 최근 윤석열 캠프 인사들의 발언을 언급한 뒤 “도대체 왜 이런 도발을 하는 건가, 무엇을 노리고 이러나, 이런 도발적 발언이 한두 번도 아니고 계속되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유 전 의원은 “캠프 인사들의 잇따른 도발에 대해 윤 전 총장은 본인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 ‘내 뜻이 아니다’는 말로 대충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캠프 인사가 계속 당대표를 흔드는데 이런 일이 후보의 승인이나 묵인 없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윤 전 총장의 캠프는 후보 따로, 참모 따로인가. 본인의 캠프 하나도 제대로 이끌지 못하면서 어떻게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려 한다는 말이냐”고 했다.

그간 침묵해온 유 전 의원은 “이준석 대표와 가까웠다는 과거의 인연만으로 괜한 오해를 받기 싫어서 어지간한 일들은 그냥 참고 넘겼다”면서 “전당대회 때 온갖 모략에도 저는 한마디 대꾸도 하지 않았고, 전대 이후 저와 이 대표를 묶어서 온갖 중상모략을 해도 인내와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정권교체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는 지금 분명하게 해둬야겠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이제 더 이상 당대표를 흔들지 말라. 당대표, 원내대표가 모두 없는 날 무슨 기습작전 하듯이 입당한 것부터 예의가 아니었다. 당을 무시한 오만한 행동이었다”며 “입당 후 비전과 정책 발표는 하나도 없이 지지자들을 앞세워 당 접수를 시도하고 당대표를 흔드는 일이 계속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행여 힘으로 당을 접수해야 쉽게 후보가 된다고 생각하신다면 그런 잘못된 생각은 버리기 바란다”며 “국민도 당원도 명령 한마디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의 부하들이 아니다. 정치는 검찰총장 시절의 습관대로 하면 안 된다. 말 한마디조차 조심하고 바르게 해야 한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경선준비위원회가 결정한 토론회를 윤 후보 캠프가 무산시킨 것도 잘못된 것이다”라며 “토론회는 무산되고 발표회로 둔갑했다. 이런 자세로 본선에 진출한들 과연 민주당 후보를 이기고 정권교체 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충고하겠다”고 운을 뗀 유 전 의원은 “지금 지지도가 높으니 주변에 충성경쟁하는 부나방들이 모여들 것이다. 그 사람들이 후보를 망치지 않도록 할 책임은 후보 자신에게 있다”면서 “돌고래와 멸치 얘기를 하면서 상대후보들을 무례하게 비하하거나 토론회를 무산시킨 것을 무슨 공로를 세운 양 아부하는 사람들을 멀리 하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유승민은 약속한다. 당대표는 굳건할 것이고 정권교체 여망은 꼭 이루어질 것”이라며 “당 지도부와 대선후보들은 모두 본인의 역할에 충실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