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인구' 경기 남부를 잡아라…백화점 5파전 승자는

2021-08-11 06:00
롯데백화점 동탄점 오는 20일 개점
신세계·현대·갤러리아·AK플라자와 경쟁

1000만 인구가 밀집된 경기도 남부 상권을 두고, 백화점 업계가 한판 대결을 펼친다. 업계 1위 롯데백화점이 동탄점을 열고 경쟁에 뛰어들면서 경기 남부는 주요 백화점들의 승부처로 떠올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오는 20일 동탄점, 다음 달 10일 의왕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를 연달아 개점한다. 주요 백화점들은 신세계 경기점, 현대백화점 판교점, 갤러리아 광교점, AK플라자 분당점 등 백화점 각사 대표 점포를 경기 남부 얼굴로 내세워왔다. 하지만 롯데백화점은 평촌점과 프리미엄아울렛 용인 기흥점 외 그동안 경기 남부에 대표 점포가 없었다. 업계 1위로서 아쉬운 대목으로 꼽혀왔다. 

경기도 남부엔 1000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경기도 북부 300만명, 서울 956만명과 비교하면 엄청난 상권이다. 특히 분당, 판교, 광교, 위례, 동탄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소득이 높은 젊은 세대가 몰려 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풍부한 배후를 등에 업고 개점 5년4개월 만에 연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국내 업계 최단기간 1조 클럽 가입 기록이다.
 
롯데百 야심작 동탄점 들여다보니 

롯데백화점 동탄점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은 롯데쇼핑의 35번째 신규 백화점인 동탄점을 '경기권 최대 규모'로 오픈해 경기 남부 대표 점포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하 2층, 지상 8층 규모로 영업면적은 9만3958㎡에 이른다.

동탄점은 롯데쇼핑의 업력을 통째로 쏟아부은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의 야심작이다. 전국 백화점 매출 1위 자리를 신세계에 빼앗기며 자존심을 구긴 롯데백화점은 동탄점의 성공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 

동탄점은 지리적 입지 측면에서 유리하다. 화성시 동탄신도시는 경기 남부에서도 가장 큰 규모의 상권이다. 동탄신도시에 공급되는 주택 수는 14만6000호로 지금까지 개발된 수도권 신도시 중 가장 많다. 

특히 3040세대가 몰려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화성시의 인구는 40대 이하의 비중이 약 72%로 전국 평균보다 약 13%포인트 높다. 10대 이하가 전체 인구의 4분의1을 차지하고, 1000명당 영유아수(0~2세)가 53명으로 영유아 비율도 전국 1위다. 이외 출산율 수도권 1위, 맘카페 회원수 40만명 이상 등, 특히 어린 자녀를 키우는 3040 젊은 엄마들이 많다.

소득 수준도 높은 편이다. 화성시는 삼성전자(1억원 이상), 현대자동차(8000만~1억원), 삼성디스플레이(7000만원) 등 평균 연봉이 높은 대기업 사업장이 집중된 고소득층 주거 지역으로, 1인당 GRDP가 경기도 1위다.

롯데백화점은 상권 특성을 적극 반영해, 동탄지역 주민들에게 맞는 새로운 형태의 프리미엄 백화점을 선보인다. 롯데백화점은 상권 공략을 위해 '스테이플렉스(Stay+Complex)'를 지향한다. 쇼핑과 여가를 모두 즐기고 싶은 복합공간이 되겠다는 것이다. 높은 층고의 개방감 있는 공간, 거대한 루프형 순환 고객 동선, 채광창 도입 등 기존 쇼핑 공간과는 차별화했다.

F&B(식음료)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수도권 최대 규모의 식품관을 넣었고, 최근 명품의 인기를 반영해 생로랑·토즈·발렌티노·메종마르지엘라·발렌시아가·델보·알렉산더맥퀸 등 다양한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아울러 키즈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엄마와 자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에 집중했다. 영어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을 만족시킬 수 있는 미국의 유명 어린이 TV방송인 '세서미스트리트'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체험형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캐릭터와 함께 즐겁고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힐 수 있도록 구성했다. 골프·쿠킹·과학·음악 등 카테고리별 스튜디오를 구성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소수 정예 돌봄 서비스도 제공한다.
 
프리미엄 키즈 클럽도 오픈한다. '챔피언 더 에너자이저'는 플레이타임그룹의 새로운 브랜드로, 어린이부터 청소년(만 14세 이하)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실내 놀이터다. 동탄점 4층에 1260㎡ 규모로 오픈하며, 전신 근력을 이용해 높이 오르고 매달리고 도전하며 놀 수 있는 놀이시설을 가득 채웠다.
 
본관 지하 2층에 위치한 '비 슬로우(Be Slow)'는 엄마와 자녀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쇼핑은 물론 문화 예술을 접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배울 수 있는 장소다. 엄마들에게는 예술적 영감과 여유를 주고, 아이에게는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국내 최대 규모 약 2700㎡(약 810평) 문화센터인 'Lifestyle LAB'도 선보인다. 전통적인 문화센터 기능을 확장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큐레이션 콘텐츠를 담은 차세대 커뮤니티 플랫폼이다. 동탄 지역의 3040 고객들을 위한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매거진과 자녀를 위한 키즈 워크북을 발행한다.
 
문화센터 최초로 자녀들을 위한 전문실인 '키즈쿠킹 스튜디오·키즈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등 신규시설을 도입하며, 일방적 교육이 아닌 소규모 그룹별 체험 강좌, 1:1 맞춤 클래스 등 차별화 콘텐츠를 운영한다. 또한 엄마들의 친교 및 고객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는 430㎡ 규모의 초대형 커뮤니티 라운지도 구성했다.
 
롯데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 롯데마트 잠실점에 이어 3번째로 오픈하는 롯데백화점 '리조이스 심리상담소'도 차별화했다. 서울에는 100㎡ 내 0.5개의 심리 상담소가 있지만, 화성 지역은 100㎡ 내 0.14개에 그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 블루, 산후우울증, 아동 심리 치료 등 상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동탄점 리조이스 카페가 동탄 주민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공간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범석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는 "롯데백화점이 7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동탄점은 기존의 쇼핑 공간을 넘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콘텐츠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며 "롯데백화점은 동탄점을 비롯해 프리미엄 아울렛 기흥점과 9월 오픈 예정인 의왕 타임빌라스 등을 앞세워 전국 최대 규모인 경기 남부 상권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현대·갤러리아·AK플라자도 쟁탈전

현대백화점 판교점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제공]
 

다른 백화점들도 경기 남부 상권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내년 에르메스 오픈을 예고했다. 샤넬도 입점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확정시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3대 명품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을 모두 확보하게 된다.

신세계백화점은 2007년 문을 연 죽전점을 경기점으로 리뉴얼했다. 이달 초 식품관을 약 1000평 규모로 새단장했으며, 지난 2월에는 생활 전문관 6층 전체를 새로 꾸몄다. 이에 더해 신세계는 2027년 SRT 수서 역세권 내에 영업면적 2만5000평(약 8만3000여㎡)의 대규모 신규 점포를 열어 경기 남부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갤러리아는 지난해부터 광교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갤러리아는 '경기도 명품관'을 지향하며 명품 브랜드 유치에 힘쓰고 있다. 구찌·생로랑·펜디·프라다·디올·쇼메·프레드·벨루티 등 내로라하는 해외 명품 브랜드를 순차적으로 입점시켰다. 

AK플라자 분당점은 식품관과 F&B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1층에 쉐이크쉑, 스타벅스 리저브, 타르틴 베이커리 등 F&B(식음료) 매장을 들여 고객을 불러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