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난에 7월 완성차업체 실적 희비…현대차 올해 첫 역성장

2021-08-05 06:00
현대차, 전기차 생산설비 공사로 아산공장 휴업 영향 커
기아, 국내외 판매 전년 동월 대비 8.7% 증가

국내 완성차 판매량이 반도체 수급난으로 부침을 겪고 있다. 2일 현대자동차·기아·한국지엠·르노삼성차·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가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이 회사들은 지난 7월 글로벌 시장에서 58만9643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58만4042대)보다 0.96% 근소하게 상승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 7월 5개사의 내수 판매는 12만3512대로 전년 동월(14만4422대) 대비 14.5% 감소했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며 판매량이 줄었다. 수출은 46만6131대로 전년 동월 (43만9620대) 대비 6.0% 증가했다. 

기업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올해 들어 처음으로 작년 동월 대비 역성장했다. 반도체 수급난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충남 아산공장이 전기차 생산설비 설치 공사를 위해 지난달 13일부터 휴업에 들어간 영향이 컸다. 현대차는 7월 국내 5만9856대, 해외 25만45대 등 총 30만9901대를 판매했다. 작년 동월 대비 2.4%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 위기 상황 지속에 대응해 각 권역별로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노력을 이어가겠다"며 "주요 신차들의 성공적인 글로벌 판매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아는 7월 국내 4만8160대, 해외 19만3239대 등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한 24만1399대를 판매했다. 기아는 이날 출시한 첫 전용 전기차 EV6와 올해 상반기 출시한 준대형 세단 K8,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티지 등 신차를 앞세워 성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국지엠(GM)은 반도체 수급난 영향으로 내수와 수출 모두 줄었다. 한국지엠은 7월 내수 4886대, 수출 1만4329대로 총 1만9125대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44.5% 줄어들었다.  

르노삼성차는 4958대, 수출 6075대로 총 1만1033대의 판매 실적으로 전년 동월 대비 23.6% 판매가 늘었다. 소형 SUV XM3 수출 호조로 수출이 132%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쌍용차도 7월 판매가 증가했다. 내수 5652대, 수출 2443대를 포함 총 8095대를 판매하며 작년 동월보다 판매량이 8.5% 증가했다. 최근 자구안 이행을 위해 경기 평택공장 생산라인을 1교대로 전환하며 국내 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15.7% 줄었지만, 수출이 3배 이상(227%)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현재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는 쌍용차는 최근 전기차 신차 발표와 차세대 SUV를 발표하는 등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총 9개 투자자가 인수의향서(ILO)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자구방안 이행 등으로 경영정상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반기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차질을 겪었던 완성차 업체들은 하반기에 이를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하반기에도 반도체 수급난 등 부품 부족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원자재 가격 상승과 코로나19 등의 재확산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 업체의 경우 '노조 리스크'도 우려하고 있다. 현대차를 제외한 기아, 한국지엠, 르노삼성차 등 업계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이 이날부터 시작되는 여름휴가 뒤로 밀리면서다. 기아 노조는 오는 10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26~27일 진행한 조합원 잠정합의안 찬반투표가 부결되며 재교섭에 들어가야 한다. 르노삼성차는 아직 지난해 임단협을 끝내지 못한 상태다.
 

8월 2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