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건선 치료제 왕좌 바뀌나? 독주 막으려는 도전자들

2021-07-30 13:33
아토피, 국내 신약 개발 가속화...건선, 강력한 도전자 등장

[데일리동방] 피부질환, 그 중에서도 아토피와 건선 치료제를 둘러싼 왕좌의 게임이 치열하다. 현재까지는 두 질환 치료제 모두 글로벌 제약사들의 독무대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상용화된 치료제들도 고비용이거나 증상 개선 효과가 일시적이어서 아직까진 미충족 수요가 큰 편이다.

그만큼 아토피와 건선은 치료가 어렵다는 뜻이며, 반면 신약을 개발하기만 하면 기대할 부가가치는 상상이상이라는 말이 된다. 왕좌를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의 치열한 다툼을 정리했다.

◇듀피젠트를 잡아라…유한양행 등 아토피 신약 개발 가속화
 

[사진=사노피]

아토피피부염은 가려움증과 피부건조증을 주로 동반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영유아기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은데, 성장하면서 알레르기비염과 천식 같은 호흡기 아토피질환이 동반되기도 한다.

아토피피부염은 국내에서만 환자 수 100만명 이상, 전 세계적으로 1억3000만명이 넘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관련 치료제 시장도 꾸준히 성장 중인데 글로벌데이터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세계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시장은 2016년 45억7500만달러(약 5조2500억원) 규모이며, 2024년엔 73억달러(8조4000억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환경적, 유전적, 면역학적 이상 및 피부보호막의 이상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이 스테로이드제 치료가 주를 이루다 보니 내성과 부작용 우려가 늘 뒤따랐다.

이런 상황에서 사노피의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라는 혁신적인 치료제가 나왔다. 면역억제 계열이지만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게 특징이다. Th2 염증 반응이 아토피에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발견하고, 해당 요소만 표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치료제는 효과적이지만 급여 적용이 까다롭고, 급여를 적용해도 워낙 고비용이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또 2주 간격으로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점도 듀피젠트 치료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그러자 듀피젠트를 제치고 시장을 정복하려는 국내 제약사들의 도전이 거세게 이어지고 있다.

유한양행은 하반기 알레르기 치료 신약후보 물질 ‘YH35324’의 임상 1상 시험을 시작한다. YH35324는 만성두드러기, 아토피피부염, 중증 천식, 식품 알레르기 등 면역글로불린E(IgE)가 매개된 다양한 알레르기 질환을 치료하는 신약 후보 물질이다.

이 후보 물질은 유한양행이 지난해 7월 국내 바이오벤처 지아이이노베이션에서 기술 도입한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현재는 양사가 공동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이번 임상 1상 시험에서 경증 알레르기뿐 아니라 아토피 환자를 대상으로 YH35324 피하 주사의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 및 약력학적 특성 등도 함께 평가할 예정이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자사가 개발 중인 아토피 치료 신약후보 물질 ‘JW1601’에 대한 임상1상 시험을 마치고, 올해 하반기 글로벌 임상 2상 시험에 돌입한다.

JW1601은 히스타민 H4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 아토피피부염을 유발하는 면역세포의 활성과 이동을 차단하고,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히스타민의 신호전달을 억제하는 이중 작용기전의 약물이다.

가려움증과 염증을 동시에 억제하는 데다 경구제로 개발 중이어서 환자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신약후보 물질로 평가된다.

LG화학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발 중인 아토피 치료 신약 ‘LC51-0255’에 대한 임상 2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이번 임상을 통해 중등도 내지 중증의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LC51-0255의 유효성·안전성을 평가한다.

LC51-0255는 LG화학이 2017년 LG생명과학을 흡수한 후, 집중적으로 개발 중인 핵심 파이프라인이다. 애초 염증성 장 질환을 타깃으로 개발해왔으나, 임상 2상 시험부터는 아토피 피부염으로 적응증을 전환해 개발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 스텔라라-휴미라 양강체제 깨지나? 비메키주맙 등장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건선은 피부에 경계가 뚜렷하며 다양한 크기의 은백색 비늘로 덮여 있는 홍반성 구진 및 판이 형성되는 질환이다. 아토피피부염 다음으로 피부과를 찾는 환자들이 많은 질환이다.

아토피피부염과 마찬가지로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까지 알 수 없으며, 그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는 것이 아닌가 추정할 뿐이다.

전세계 인구의 약 3%인 1억2500만명이 앓고 있으며 관절염, 염증성 장질환, 비만, 고혈압 등의 다른 만성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글로벌 건선 치료제는 얀센의 스텔라라(우스테키누맙) 같은 인터루킨 억제제와 애브비의 휴미라(아달리무맙) 같은 종양괴사인자-알파 억제(TNF 억제)제가 시장을 주도해 왔다.

스텔랄라는 2009년 출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2019년 7조원의 매출 이후, 코로나19의 타격을 받았던 2020년에도 매출 규모가 늘어났다. 스텔라라의 현재 매출규모는 8조6000억원 규모다.
 

[사진=애브비]

휴미라는 2018년 미국 내 매출만 약 16조24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휴미라가 다양한 적응증을 갖고 있어서다. 휴미라는 건선뿐 아니라 류마티스 관절염, 다발성 소아 특발성 관절염, 건선관절염, 강직척추염, 크론병, 화농성 한선염, 궤양성 대장염 등 치료에도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벨기에 UBC제약의 새 건선 치료제 비메키주맙이 기존 치료제 휴미라(아달리무맙)와 비교 임상에서 효과를 증명했다. 영국 맨체스터대학 리처드 워렌 교수 등이 진행한 비메키주맙과 아달리무맙 비교 임상 결과, 투약 16주 시점에서 아달리무맙 대비 건선 증상 및 징후가 감소한 사람들의 수가 비메키주맙 투약군에서 35~40% 더 높을 정도로 좋은 반응률을 기록했다.

현재 비메키주맙은 중등증·중증 건선치료제로 허가받기 위해 FDA와 유럽의약품청(EMA)에 승인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고바이오랩이 건선 치료제 파이프라인 ‘KBLP-001’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