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에 등장한 '쥴리 벽화'…표현 자유 vs 저질 비방 논란
2021-07-29 18:20
야권 "정치 폭력", "여성혐오 우려" 등 비판
서울 종로구 한 중고서점 외벽에 '쥴리 벽화'가 등장해 논란이 된 가운데 이를 설치한 건물주 A씨는 "쥴리가 등장하기 전까지 철거할 생각이 없다"고 29일 밝혔다.
벽화는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의 영역에 있고, 김건희씨 본인이 쥴리가 아니라고 하는 마당에 벽화로 인해 명예가 훼손된 사람이 없다는 주장이다.
지승룡 민들레영토 대표는 친분이 있는 A씨와 '쥴리 벽화'에 대해 이야기 나눈 내용을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이 글에서 지 대표는 "(A씨가) 벽화를 그린 이유는 윤석열씨가 헌법적 가치관이 파괴돼 출마했다는 말을 듣고 시민으로 분노했기 때문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해당 벽화는 2주 전부터 종로구 관철동 한 중고서점 건물 옆면을 덮고 있다. 2개 그림으로 구성됐는데 첫 번째 벽화에는 '쥴리의 남자들'이란 문구와 함께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라고 적혀 있다. 두 번쨰 벽화에는 김씨 얼굴을 본뜬 듯한 금발 여성 얼굴 그림에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쥴리는 이른바 '윤석열 X파일'에 나오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씨 예명이라는 소문이 있다. 김씨가 과거 강남 한 유흥주점에서 쥴리란 이름으로 접대부로 일하면서 검사들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소문이 가감 없이 담긴 벽화를 두고 정치권은 논쟁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저질 비방이자 정치 폭력이며 표현의 자유를 내세운 인격 살인"이라고 비판했다.
하태경 의원도 "영부인 자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면 정확하게 사건을 규정하고 공식적으로 하길 바란다"며 "여성인권 운운하는 분들이 대체 이게 무슨 짓인가, 막가파식 인격 살인에 대통령이 제동을 걸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정의당도 비판에 힘을 실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런 형태가 이어지면 '쥴리' 의혹이 어떤 의미 있는 검증이라는 주장 이면에 사실은 여성혐오와 성 추문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하다는 걸 증명할 뿐"이라며 "이번 대선이 여성혐오로 얼룩지지 않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