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금융 '상반기 실적' 뚜껑 열어보니…코로나에도 '역대급 수익' 냈다
2021-07-27 21:00
27일 신한금융은 올 상반기 2조443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 동기(1조8055억원) 대비 35.4% 늘어난 수치이자 2001년 지주 출범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2분기 순익 역시 1조2518억원으로 직전 분기(1조1919억원)에 세운 ‘분기 최대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역대급 순익’은 앞서 실적을 발표한 여타 금융지주사에도 고스란히 적용됐다. 실제로 KB금융의 상반기 순익은 지난해보다 44.6% 증가한 2조4926억원을 시현했다. 상반기뿐 아니라 최근 2분기(1조2043억원) 실적 모두 역대 최대 수준이다. 하나금융 역시 작년 대비 30.2% 증가한 1조7532억원, NH금융은 40.8% 증가한 1조2819억원의 역대급 순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1조4197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한 우리금융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순익 규모가 2배 이상(114.9%) 확대됐다. 이미 올해 상반기 실적만으로 작년 한 해 거둔 순익(1조3073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이들 5대 금융의 상반기 순익 총합은 9조3729억원으로, 작년 전체 당기순익(12조3000억원)의 80%에 달한다.
이처럼 금융지주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배경으로는 핵심 수익원으로 꼽히는 이자이익 확대 영향이 크다. 5대 금융 계열 은행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20조4494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다.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이 급증하면서 예대마진이 개선된 결과다.
또 주식투자(빚투) 열풍과 소비 확대로 증권사와 카드사 등 비은행 계열사의 수수료이익이 개선된 점도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수수료이익은 1조40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3% 늘었다. KB금융의 수수료 이익 역시 지난해보다 32.7% 늘어난 1조8326억원을 기록했고, 하나금융(1조2613억원)은 16.7%, 우리금융(7290억원)과 농협금융(9837억원)은 각각 46.4%, 28.5% 증가했다.
금융지주사들의 호실적은 올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예고하한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수익 확대 여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릴 경우 약 1750억원의 이자수익 증가 효과를 예상했다. KB와 신한, 하나금융의 이익 증가 역시 그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은 금융권 실적에 있어 여전한 변수로 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4차 대유행이 장기화될 경우 대규모의 충당금을 추가로 쌓야할 수도 있다”며 “또한 현재 검토 중인 코로나 대출 추가 연장 등이 가시화될 경우 잠재된 부실이 장기간 쌓이는 만큼 대응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