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IT 부자들 잇단 기부금 행렬...이유는?
2021-07-20 07:42
"최근 中당국의 규제 강화와 연관"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홍콩거래소를 인용해 레이쥔(雷軍) 샤오미(小米) 창업자가 자신이 보유한 샤오미의 주식 22억 달러(약 2조5344억원)어치를 재단 2곳에 최근 기부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에는 중국 최대 배달서비스 플랫폼 메이퇀(美團)의 왕싱(王興)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23억 달러 규모의 회사 주식을 자신의 교육·과학 연구 자선재단에 기부했고, 틱톡 모기업 바이트댄스의 장이밍(張一鳴) 창업자 겸 회장도 같은 달 7억7000만 달러를 고향의 교육 사업을 위해 기부했다. 이를 위해 그는 앞서 자신의 할머니 이름을 딴 재단을 설립한 바 있다.
올해 초에도 자선 활동은 이어졌다. 4월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창업자는 농촌의 가난 극복을 돕기 위해 77억 달러 규모의 '지속 가능한 사회적 가치' 프로그램을 내놨고,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도 지난 3월 1억 달러를 저장대학교에 기부한 바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중국 당국이 알리바바의 금융기술(핀테크) 기업 앤트그룹에 이어 다른 기업들로도 규제를 확대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블룸버그가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앤트그룹은 중국 당국의 요구로 상장이 불발돼 현재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이후 중국 당국은 알리바바를 시작으로 대형 인터넷기업에 대해 전례 없는 규제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이는 중국 내 커지고 있는 경제적 불평등과도 크게 연관돼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홍콩의 사모펀드 카이위안 캐피털의 브록 실버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 IT분야의 억만장자들이 자선 사업에 잇달아 나선 것은 우연의 일치 그 이상"이라면서 "이는 깊은 애국심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으나, 최근 당국의 규제 강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