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옥죄기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당국이 인터넷 불공정 경쟁 금지 규정을 신설해 기업들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인 가운데, 이번에는 불법 증권 거래 및 주식 종목 추천 단속을 이유로 인터넷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18일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상하이 사이버공간관리국과 증권관리감독국(증감국)은 전날 성명을 내고 “주식 시장의 ‘검은 입’을 정리하기 위한 조치를 최근 취했다”고 발표했다. 당국이 설명하는 검은 입이란 인터넷 플랫폼 내에서 투자자들에 과장되거나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해 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고, 대중을 혼란에 빠뜨리는 이들이다.

증감국은 “검은 입은 수년간 본토증시(A주) 생태계에서 활발히 활동했으며 그 영향력도 상당하다”며 “이에 따라 당국은 이와 관련 시정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시정 작업을 위해 상하이 인터넷 정보국은 지역 내 주요 온라인 플랫폼에서 1만7000개 이상의 유해 정보를 삭제 및 차단했다. 또 3187개 음성·영상 프로그램을 삭제하고, 8000개 계정을 제거했다.

플랫폼 업체들의 구체적인 행동도 있었다. 당국의 시정 요구에 따라 영상 플랫폼 비리비리가 일부 개인 및 기관의 금융 콘텐츠 게시를 금지하기로 했다.

동방재부망은 당국의 규제 강화와 단속에 대한 예방 조치로 ‘주린이(股民)학교’라는 채널을 열었다. 사용자에게 증권에 대한 다양한 기초 지식과 법규를 전파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중국판 ‘팟캐스트’ 히말라야도 불법 증권 및 선물 거래 관련 계정에 대한 제보 접수를 강화했다. 이런 계정이 발견될 경우 처벌을 강화하는 등의 규정도 내놨다.

증감국은 “앞으로 플랫폼 기업들의 관리와 책임을 더 강화해 금융 정보 서비스 콘텐츠의 질을 높이고 인터넷 질서를 지속적으로 규제할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더 강력한 규제를 위한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인터넷 기업들을 향한 중국의 규제 칼날은 거침이 없다. 앞서 17일에도 인터넷 부정 경쟁 행위 금지 규정안이라는 새로운 규제 방안을 내놨다. 중국 국가시장감독총국이 내놓은 이 규정안에는 이용자들의 선택권 제약을 포함해 인터넷 분야에서 부정 경쟁으로 간주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당국이 제시한 규제책의 일부 기준이 애매해 기업들이 규정을 준수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사실 앞서 중국은 이미 현행 법규를 통해 인터넷 기업 단속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이고, 반독점 관련 입법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압박 수위가 더욱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가 일부 인터넷 기업의 지분을 확보하는 등의 직접적인 개입에 나서고 있단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외신과 중국 매체 등 보도에 따르면 앞서 지난 4월 중국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핵심 계열사 지분과 이사 자리를 중국 국영기업에 매각했다. '중국판 트위터'로 알려진 웨이보(微博) 역시 중국 법인인 베이징 웨이멍 테크놀로지의 지분 1%를 한 국영 기업에 매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들을 매수한 국영기업은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에 의해 운영되는 투자 펀드가 100% 소유하고 있는 업체”라며 “바이트댄스와 웨이보 지분 취득은 당국이 인터넷 여론 통제 등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