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끓는 폐지론...정영애 장관 "여가부 반드시 필요하고 기능 더 확대돼야"

2021-07-14 14:30
정 장관, 14일 하반기 중점추진과제 관련 간담회
"최근 여가부 둘러싼 국민 많은 우려·지적 알아"
"여가부, 성 평등적 가치 확산 위해 노력해왔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14일 오후 하반기 중점추진과제 관련 비대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여성가족부]

"성평등 가치를 확산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문제를 전담해 해결해 나갈 부처는 반드시 필요하고 그 기능은 더욱 확대돼야 한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14일 여가부 폐지론과 관련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최근 야당 대선주자를 중심으로 불거진 부처 폐지론에 정 장관이 입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하반기 중점추진과제 관련 비대면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여가부를 둘러싼 국민의 우려와 지적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여가부가 행정부처로서 자리매김했기에 그동안 여성인권 향상과 사회 전반의 성평등 가치 확산이라는 성과를 어느 정도 거둘 수 있었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그는 "여가부 출범 당시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사회적·경제적 지위는 매우 낮았다"며 "여가부는 2005년 호주제 폐지, 성별영향평가제도 도입 등을 통해 성 평등적 가치 확산을 위해 노력해 왔다"고 언급했다. 지난 2001년 출범한 여가부는 올해로 출범 20주년을 맞았다.

정 장관은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 지원체계 구축과 한부모·다문화가족, 학교 밖 청소년 등 취약계층이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정책을 추진해왔다"며 "앞으로도 여가부는 가장 취약한 계층을 보다 두텁게 보호해 지속 가능한 포용사회를 실현하는 데 앞장서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여가부가 해온 일 중 부족한 부분에 대한 성찰을 토대로 앞으로 국민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나아가 정 장관은 "여성과 남성, 어느 한 쪽도 차별받지 않는 공정한 사회 실현은 여가부의 존재의 출발점이자 나아가야 할 목표"라면서 "여성과 남성의 관계는 대립적이거나 갈등적인 '제로섬(zero-sum·합이 0)'의 관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가부는 남성과 여성이 상호 존중하고 함께 발전해가는 관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모두를 포용하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여가부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정 장관은 하반기 중점 추진과제로는 △청년층 성평등 인식 격차 해소 △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대응 강화 △스토킹·디지털 성범죄 등 범죄 대응 강화 △청소년 인터넷 게임 셧다운제 제도 개선 추진 등을 꼽았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같은 당의 이준석 대표 등을 주축으로 여가부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정부와 여권 인사들은 여가부 폐지가 아닌 기능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