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 이번엔 텐센트에 반독점 칼날 겨누나

2021-07-13 15:05
"중국, 텐센트뮤직에 음반사 스트리밍 독점권 포기 명령"
텐센트뮤직, 사업·인력 구조조정...규제 현실화 우려↑
게임·핀테크 사업도 규제대상...반년새 시총 300조 '증발'

[사진=텐센트]

중국 규제 당국의 반(反)독점 칼날이 중국 정보통신(IT) 공룡 텐센트로 향하고 있다. 음악 스트리밍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던 텐센트의 행보가 정부의 제재로 난관에 부딪힌 것. 텐센트의 앞날에도 중국 공산당 리스크가 짙게 드리웠다는 전망이 나온다. 
 
텐센트뮤직도 中당국 반독점 표적 되나
12일 로이터 등은 소식통을 인용,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하 시장총국)이 텐센트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업체인 텐센트뮤직에 조만간 글로벌 음반사 스트리밍 독점권을 포기하라는 명령을 내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텐센트뮤직은 현재 세계 3대 음반사인 유니버설뮤직, 소니뮤직, 워너뮤직 등을 비롯한 여러 음반사 음원에 대한 중국 내 스트리밍 독점권을 유지해 왔는데, 중국 당국이 여기에 제재를 가할 것이란 얘기다. 

또 텐센트뮤직이 2016년 중국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쿠거우(酷狗)와 쿠워(酷我)를 인수·합병하면서 중국 당국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5만 위안(약 885만원) 벌금도 함께 부과할 방침이라고도 로이터는 전했다. 소식통은 시장총국이 텐센트뮤직의 독점 행위를 조사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식으로 뉴욕 증시에 상장된 텐센트뮤직(NYSE: TME)의 주가는 12일(현지시간) 5% 가까이 하락했다.

당국의 반독점 규제를 우려한 듯 텐센트뮤직도 이미 산하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구조조정에 나선 상황이다.  중국 뉴스포털 제몐 등에 따르면 텐센트뮤직은 지난 9일 내부 공고를 통해 QQ뮤직, 쿠워 등 관련 사업과 인력을 구조조정했다고 밝혔다. 여기엔 쿠워를 라이브스트리밍 플랫폼과 비즈니스 부문, 두 개로 쪼개서 각각 다른 경영진이 운영토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게임·핀테크 등 전방위 확산되는 규제 칼날에··· 반년 새 시총 300조 '증발'

지난해 말부터 중국 당국은 알리바바를 시작으로 대형 인터넷기업에 대해 전례 없이 규제 고삐를 조여왔으며, 텐센트도 그 규제 칼날을 피하긴 어려웠다.

지난해 말부터 당국으로부터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수 차례 벌금도 부과받았다. 텐센트는 앞서 7일에도 50만 위안의 벌금을 부과받았는데, 소셜미디어 플랫폼 샤오훙수(小紅書)와 58퉁청(58同城), 써우거우(搜狗) 등의 지분 인수와 관련된 5건이 반독점법 위반 사례로 적발됐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당국의 강도 높은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8건), 알리바바(6건) 다음으로 많은 수준이었다.

불과 사흘 전에는 텐센트 산하의 게임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후야(虎牙)와 더우위(鬥魚)의 인수·합병이 당국의 반독점 규제로 결국 어그러졌다. 양사의 인수·합병으로 기업 가치 100억 달러(약 11조원)가 넘는 거대 생방송 스트리밍 플랫폼이 탄생할 것이란 기대감이 컸으나, 이로 인해 게임·방송 시장에서 텐센트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질 것을 중국 당국이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텐센트의 '국민 모바일메신저' 위챗의 10억명 이용자를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핀테크 사업도 당국의 규제 타깃이다. 지난 5월 중국 금융당국이 텐센트에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할 것을 지시했다는 보도가 현지 언론에 나왔다. 앞서 알리바바그룹 금융회사인 앤트그룹에 금융지주회사로 재편하라고 전면적 구조조정을 요구한 것과 마찬가지로, 텐센트에도 전통은행과 동일한 규제 잣대를 들이댄 것이다.

반독점 규제에 따른 불확실성 리스크가 확대되며 텐센트 주가도 흔들리고 있다. 텐센트 주가는 올해 1월 중순까지만 해도 주당 766홍콩달러까지 급등하며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128조원) 고지 돌파를 눈앞에 뒀었다. 하지만 중국 규제 리스크로 시장 불안감이 커지며 주가는 1월 최고점 대비 30% 가까이 빠져 시가총액이 반년 새 약 300조원 증발했다. 중국 본토 투자자들은 6월 한달에만 텐센트 주식을 모두 약 2조원 가까이 팔아치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