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를 찾아서] 티웨이항공 고객 신뢰와 성장의 상징 정홍근 대표

2021-07-12 06:10
정 사장, 취임 후 글로벌고객만족도 LCC 1위 놓치지 않아
오랜 항공업 경험 바탕 실천하는 리더십으로 변화 이끌어
2016년 첫 영업이익 100억원대 시대... 이듬해엔 400억원대로 껑충
글로벌 항공사 도약 목표는 ‘진행형’... 중대형기 도입도 추진

“어떤 기업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의 차이는 그 기업에 소속돼 있는 사람들의 재능과 열정을 얼마나 잘 끌어내느냐 하는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 토마스 제이 왓슨 전 IBM 회장이 남긴 말이다. 기업은 리더(Chief)의 역량에 따라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아주경제는 기업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다양한 C(Chief : CEO, CFO, CTO 등)에 대해 조명해보려 한다. <편집자 주>

“항공 안전을 위해 시스템 투자와 책임 운영도 중요하지만, 전 직원의 안전에 대한 의식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016년 1월 정홍근 티웨이항공 사장이 한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비친 첫 속내다. 당시만 해도 티웨이항공뿐만 아니라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자리 잡히기 전이었다. 전년 12월 티웨이항공 사령탑에 오른 정 사장이 항공 안전의 내재화를 강조한 배경이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사장. [사진=티웨이항공 제공]
 

◆정 사장, 취임 후 글로벌고객만족도 LCC 1위 놓치지 않아
올해로 티웨이항공을 이끈 지 7년 차를 맞은 정 사장의 이 같은 경영철학은 방향이 틀리지 않았음이 결과로 드러나고 있다. 사단법인 글로벌경영협회 주관 글로벌고객만족도(GCSI) 조사가 대표적인 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이 조사에서 소비자 품질 만족도, 고객 가치, 글로벌 역량, 충성도 등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7년 연속 1위를 이어갔다. 규모만 따지면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 경쟁사에 비해 작지만, 정 사장이 사장에 오른 이후 한 번도 1위 자리를 빼앗기지 않은 것이다.

정 사장이 티웨이항공에서 자신의 경영철학을 실제 현장에서 실천하고, 후배들에게 전수하며 앞장서온 결과다. 정 사장이 티웨이항공 수장에 오른 이후 도입해 현재까지도 안정적으로 운영해온 ‘안전신고 포상제’를 예로 들 수 있다.

안전을 저해하는 요소를 발견하는 직원들에 포상하는 제도다. 단순히 보고와 포상에 목적을 두는 것이 아니다. 안전과 관련된 조그만 장애요소라도 사전에 발굴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하고자 마련됐다.
 

지난 6일 서울 강서구 티웨이항공 훈련센터에서 강북소방서 소방관들이 항공 안전 교육 중 기내 응급상황 발생 훈련을 받고 있다. [사진=티웨이항공 제공] 
 

◆오랜 항공업 경험을 바탕으로 실천하는 리더십으로 변화 이끌어
아무리 좋은 혁신 방안이 있어도 임직원들의 동참이 없었다면 티웨이항공은 변화하지 않았을 것이다. 티웨이항공은 단순히 감성에 호소하지 않고, 실질적 유인책을 통해 임직원들이 변화할 수 있도록 도왔다. 영업이익 20%의 임직원 환원이다. 항공업계뿐만 아니라 국내 전체 산업계로 봐도 파격적인 조치다.

정 사장이 임직원이 더 많은 몫을 나눌 수 있도록 취임 첫해 단행한 것도 조직 효율화였다. 그는 2015년 티웨이항공 사장 취임 당시 5본부·3실로 운영되던 조직을 4본부·2실로 개편했다. 비서업무를 하던 직원을 현업 부서에 배치할 정도로 솔선수범해 성공적으로 조직의 혁신을 이뤄냈다.

정 사장이 또 1986년 대한항공 입사 후, 2009년 진에어 경영지원부서장, 2013년 티웨이항공 영업서비스본부장 등을 거치며, 쌓은 경험과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실무진들이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정확한 사업 ‘선구안’으로 수익성을 높이고, 인력의 낭비를 막았다는 뜻이다.

이를 통해 나온 성공적인 사업 중의 하나가 유료 서비스를 패키지 형태로 판매하는 ‘부가서비스 번들’이다. 수하물이나 기내식 등을 필요한 만큼 구입하는 방식이다. 하나씩 따로 살 때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티웨이항공이 5월 5일 서울 강서구 국립항공박물관에서 국립항공박물관과 함께 강서구 초등학생들을 초대해 진행한 '항공의 꿈을 만나다' 행사에서 티웨이항공 항공기 조종석에 앉아 체험하는 어린이들. [사진=공항사진기자단] 
 

◆2016년 첫 영업이익 100억원대 시대... 이듬해엔 400억원대로 껑충
이 같은 노력은 항공기 가동률 상승과 시너지가 돼 티웨이항공의 드라마틱한 실적 반전의 주역이 됐다. 정 사장이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 2016년 티웨이항공은 영업이익 100억원대(128억원) 시대를 처음으로 열었다.

이듬해인 2017년에는 그보다 3배가량 많은 47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티웨이항공의 전성시대를 알렸다. 노력한 직원들에게 보상하겠다는 약속도 지켜졌다. 2017년 성과급으로만 임직원이 94억원을 나눠받았다.

위기 때 정 사장의 리더십은 더 빛났다. 2018년 478억원의 영업이익을 찍으며 최고 전성기에 올랐던 티웨이는 2019년 이후 다른 항공사들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사드 보복과 일본의 경제도발 등 악재로 인해 큰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사태까지 겹치며 실적이 바닥까지 떨어진 상태다.

정 사장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본인부터 허리띠를 졸라매며 임직원들을 다독여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2월 사내게시판을 통해 임금 30%를 반납하겠다는 뜻을 밝힌 이후 3월에는 40%를 반납하기로 했다. 같은해 5월부터는 50%의 임금을 자진해서 삭감했다. 임원들도 동참해 40% 삭감된 임금을 받고 있다.
 

티웨이항공 직원이 반려동물 동반 고객 서비스인 ‘티펫(t’pet)‘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티웨이항공 제공]
 

◆글로벌 항공사 도약 목표는 ‘진행형’... 중대형기 도입도 추진
이 와중에도 티웨이항공은 정 사장을 중심으로 미래를 향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조금씩 보폭을 넓혔다. 글로벌 고객만족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추진했다.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국제선 노선 축소 이후에도 베트남, 키르기스스탄 등 지역에 전세편 운항을 통해 재외국민 수송을 도왔다.

글로벌 항공사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내년 초 중대형기 ‘A330’ 모델도 도입한다. 운수권을 확보한 크로아티아, 호주, 키르기스스탄 등 중장거리 노선에 신규 취항할 예정이다.

차별화된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2월부터 반려동물 동반 고객 서비스인 ‘티펫(t’pet)‘을 시행 중이다. 국내 항공사 최초로 반려동물 전용 탑승권 발급에 나섰고, 기내 반입 가능한 무게도 9㎏으로 상향했다. 최근 반려동물 전용 이동 가방까지 출시하며 반려동물 친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고객 만족의 바탕이 되는 최상의 안전운항 시스템을 위한 투자도 진행형이다. 지난해 최신 시설의 티웨이항공 자체 훈련센터를 마련했으며, A330 기종 도입에 맞춰 인프라 확충과 교육 등 안전 역량 강화를 이어간다.

이를 바탕으로 코로나19로 잠시 늦춰졌지만, 목표를 향해 지속해서 나아간다는 방침이다. 정 사장은 2017년 6월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렸던 ‘티웨이블로썸 2025 비전선포식’에서 “2025년까지 대형기 10대 등 항공기 50대를 운영해 매출 2조원, 연간수송객수 2000만명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아직 어려운 상태지만, 정상화와 목표 현실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안전 역량을 바탕으로 최상의 고객 만족을 드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티웨이항공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