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품은 이마트... 재무안정성 우려에 신용등급 전망 '흐림'

2021-06-28 13:36

[이베이]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두고 재무적 부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온라인 유통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지만 중장기적으로 재무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AA 수준의 기업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지만 부담이 늘어날 경우 등급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24일 이베이코리아와 지분매매에 관한 계약조건에 합의하고 이에 따른 거래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인수 대상은 이베이코리아의 지분 80.1%이며 인수가격은 3조4404억3000만원이다.

이마트와 롯데쇼핑, SK텔레콤 등 유통·IT 대기업이 참전했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의 최종 승자는 신세계그룹이 됐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SKT의 경우 실사 과정에서도 인수 의지를 드러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은 본입찰에도 참여했지만 3조원 이하의 가격을 제시하며 인수에는 실패했다.

오프라인 유통 시장의 강자인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확대할 전망이다. 현재 이커머스 시장의 점유율은 네이버(17%), 쿠팡(13%), 이베이코리아(12%) 순으로, 신세계 그룹은 이번 인수로 2위 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하게 됐다. 이베이코리아의 운영 노하우와 데이터를 넘겨받은 것도 향후 사업구조 재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마트의 재무적 부담을 이유로 우려의 시선도 제기된다. 유통업계의 중심축이 이커머스 시장으로 이동하며 이마트의 재무부담 역시 커지고 있다. 'AA+'였던 이마트의 신용등급은 지난해 한 차례 조정을 거쳐 'AA'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국내 신용평가사 3사 모두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보고 있으나 향후 투자 부담이 확대될 경우 등급 조정이 다시 이뤄질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3조5000억원 가량의 인수 가격이 재무 부담을 키울 전망이다. 이마트 측은 가양점 부지 매각대금을 포함해 1조5000억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 점포를 담보로 한 대출이나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 지난 3월말 기준 4조2867억원에 달하는 순차입금 규모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윤성국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위험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전반적인 재무안정성 지표가 지난 4월 정기평가 당시 예상했던 수준에 비해 유의미하게 저하될 것"이라고 봤다.

향후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수반될 투자 부담도 신용도에 영향을 끼칠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베이코리아 인수 목적이 이커머스 시장 진출에 있는 만큼 통합 플랫폼 확립과 물류 관련 투자가 필수적이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이베이코리아가 지마켓 인수 이후에도 플랫폼 통합을 이루지 못한 점을 감안할 때 기존 SSG닷컴 중심으로의 통합에 상당 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베이코리아가 수수료 기반의 오픈마켓 사업을, SSG닷컴이 직매입 중심 사업구조를 영위하기 때문에 통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