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북한, 대화 재개 의지 있다" 판단...추가 유인책 없을 듯

2021-06-25 13:38
외교부 당국자 "김여정·리선권 담화, 예외적 측면 있어"

북핵문제를 담당하는 한국의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 가운데)과 미국의 성 김 대북특별대표(왼쪽 가운데)가 지난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 외교당국이 최근 북한 담화 등을 분석한 결과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구체적인 유화책을 선(先) 제시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과 리선권 외무상 담화를 보면 몇 가지 예외적인 측면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당국자는 "(북한 담화가) 과거와 차별화되는 여러 분야가 있는 듯해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 우리가 하는 행동을 크게 바꿔야 하는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대화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무력도발 등 극단적 행동에 나서거나 담화 등에서 거친 언사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핵화 협상 재개 의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당국자는 북·미 관계가 교착을 이어감에 따른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실무진은 여러 상황에 대해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내달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축소·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군 당국 간 협의가 이뤄지고 있을텐데 협의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는 정도의 논의가 (한·미 간) 있었다"며 "저희들보다는 국방 당국끼리 논의하고 있으니 지켜보면서 결과를 받아야 하는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일단 열려있는 입장이냐'는 추가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 당국자는 또 "(미국과의 대북정책 조율에서) 불협화음, 의견차이 등은 느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중국을 포함한 북핵 다자회의 개최 확률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에 대해선 대비하고 있지만 2018년 이후 보면 북한이 원하는 것은 미국과의 대화"라며 "키(key·열쇠)는 북한이 미국과 이 문제(비핵화 협상)를 풀겠다는 생각이 강하기에 아직은 본격적으로 (다자회의를) 검토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 당국자는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북측 카운터파트(대화상대방)에 대해서는 "김 대표도 많은 북한관리를 상대해봤기 때문에 북한 정부가 정해주는 사람은 누구든지 상대로 해서 일할 준비가 돼 있는 분"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