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징·캣링크…” 중국 쇼핑축제서 ‘듣보잡’ 新소비 브랜드가 뜬 이유
2021-06-21 14:48
618쇼핑축제 459개 新브랜드 세부품목서 매출 1위 달성
①틈새시장 공략 ②MZ세대 소비 주도 ③반독점 규제 강화
①틈새시장 공략 ②MZ세대 소비 주도 ③반독점 규제 강화
올해 중국 6·18쇼핑축제는 '듣보잡' 브랜드의 축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듣보잡'은 '듣도 보도 못한 잡스러운'을 줄여 부르는 말이다. 그동안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신흥 브랜드가 인기몰이한 것이다. 특히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로 불리는 젊은 층이 새 브랜드에 열광하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산하 온라인쇼핑몰 톈마오(티몰)에 따르면 올해 6·18 쇼핑축제에서는 신규 브랜드 459개가 각 세부품목별 매출 1위를 차지했다. 6·18과 함께 중국 쇼핑시즌 양대 산맥을 이루는 11·11 광군제 행사 때 각 세부품목에서 1위를 차지한 신규 브랜드가 360개에 달했던 것보다 100개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6월에야 비로소 티몰에 입점한 중국 속옷 브랜드 쑤지량핀(素肌良品)의 '심리스(무봉제) 젤리 브라'는 올해 6·18 쇼핑축제 때 고정철사(와이어)가 없는 와이어리스 속옷 분야 매출 1위를 차지했다. 2019년에야 티몰에 입점한 나이탕파이(奶糖派)도 빅사이즈(대형) 브라 부문에서 '매출왕'에 올랐다.
주류 시장에서도 매화주, 과실주, 소다주 품목에서 메이젠(梅見), 베이루이톈신(貝瑞甜心·미스베리), 스덴이커(十點一刻) 같은 신흥 브랜드가 각각 매출 왕좌에 올랐다.
이 밖에 로봇청소기 분야에서도 중국 토종 로봇청소기 브랜드 윈징(雲鯨·나르왈)이 전통 강자였던 미국 아이로봇을 제치고 판매 1위를 차지했다. 물걸레 청소기 부문에선 중국 로봇청소기업체 커워쓰(科沃斯·에코백스)가 새로 출시한 브랜드 톈커(添可·티네코)가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악습이었던 '양자택일(二選一)' 등 독점 행태에 대한 단속이 강화돼 중소 브랜드가 더 많은 플랫폼에 노출될 수 있었던 것도 한몫했다. 양자택일은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자사 입주업체에 다른 경쟁업체 플랫폼에 입점하지 못하게 강요하는 부당경쟁 행태다. 덕분에 올해 6·18 쇼핑축제엔 티몰에서만 모두 25만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지난해의 3.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 같은 흐름 속 티몰과 같은 온라인쇼핑몰들도 최근 들어 신규 브랜드를 육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티몰이 '신규 브랜드 성장을 위한 인큐베이터'가 됐다는 진단도 나온다.
신규 브랜드의 약진은 투자자 눈길도 사로잡았다. 중린자본(眾麟資本) 창업주 주하이퉁은 "6·18은 벤처투자업계가 예의주시하는 투자 풍향계"라며 "여기서 새롭게 뜬 다크호스 브랜드는 투자자들이 찍은 '잠재력 큰 종목'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