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급으로 이뤄지는 가사노등의 가치가 5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인당 무급 가사노동가치는 949만원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의 가사노동가치와 시간이 여성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절대적으로는 여성의 몫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 대비 가사노동 행동별 변화도 있었다. 부모 등 성인에 대한 돌봄의 비중은 감소한 반면 반려동물 및 식물 돌보기의 평가액은 2배 넘게 상승했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가계생산 위성계정'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무급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는 490조9000억원으로 5년 전 대비 35.8% 증가했다.

가계생산 위성계정은 무급 가사노동의 가치를 평가함으로써 소득 측정 대상 영역을 확대하고 GDP를 보완하기 위해 2018년 처음 발표됐다.

2019년 기준 가사노동가치 상승률은 같은 기간 명목 GDP 상승률(23.1%)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최저임금 상승의 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2018년과 2019년 최저임금을 각각 전년 대비 16.4%, 10.9% 올린 바 있다. 무급 가사노동가치는 가사노동시간과 인구, 직종별 대체임금을 곱해 구해진다. 최저임금을 직접 사용하지는 않지만 직종별 임금이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반영된 셈이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급 가사노동가치의 비율은 5년 전과 비교해 2.4%포인트 상승한 25.5%로 집계됐다. 

성별로 보면 남성의 가사노동 평가액이 증가하는 추세가 지속됐다. 남성의 1인당 무급 가사노동가치는 521만원으로 5년 전 대비 49.6%, 여성은 1380만원으로 27.9% 증가했다. 무급 가사노동시간 또한 남성은 2004년 45분에서 2019년에는 64분으로 증가했으며 여자는 2004년 226분에서 2019년 205분으로 감소했다.

남성 가사노동 비중 상승은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 증가 때문이다. 여성은 음식준비와 미성년자 돌보기 등에서 감소했다.

행동분류별로는 가정관리가 5년 전 대비 44.3% 증가한 327조원으로 집계됐다. 가정관리 중 음식 준비가 148조900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2014년 대비 38.3% 상승했다. 가장 증가율이 큰 부문은 반려동물 및 식물 돌보기다. 이 부문의 가치는 2014년 6조8400억원에서 2019년 14조4600억원으로 111.2% 증가했다.

가족 및 가구원 돌보기는 14.3%로 증가율이 다소 낮았다. 미성년자 돌보기는 100조7600억원으로 16.9% 상승했지만 성인 돌보기는 7조8300억원으로 5년 전(8조7800억원)보다 10.9%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반려동물 및 식물 돌보기는 전체적인 비중은 크지 않지만 증가율은 가장 크게 나타났다"며 "무급 가사노동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4년 1.3%에서 2019년에는 2.9%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성인돌보기 항목은 국가가 제공하는 돌봄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돌봄의 주체가 가족에서 국가로 이동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령대별로는 60세 이상의 무급 가사노동가치가 5년 전 대비 68.2% 상승했다. 이어 50대는 41.6%, 40대는 37.8%, 15~29세는 25.5%로 나타났다. 30대의 경우 5년 전 대비 증가율이 8.9%에 그쳤는데 이는 30대 인구가 감소한 영향이 반영됐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고령화 추세로 60세 이상의 평가액 비중은 2004년 17.1%에서 2019년에는 27.5%로 상승한 반면 15~39세 인구의 비중은 47.6%에서 31.2%로 줄어들었다.

취업여부별 무급 가사노동가치를 보면 남성 취업자는 5년 전 대비 46.9%, 여성 취업자는 40.0% 각각 상승했다. 비취업자의 경우도 남성 증가율이 높았는데 전년 대비 65.7% 증가했고 여성은 24.7%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