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대란 후폭풍]공사 중단·신규사업 포기 속출…중견중소 건설사 '휘청'
2021-06-15 07:00
3·4월 43곳서 철근 부족으로 공사 중단…중견사도 고심 중
14일 건설업계에서는 철근값이 너무 올라 웃돈을 줘도 구할 수 없어 공사가 중단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과 4월 두 달간 철근이 없어 가동을 멈춘 건설현장은 43곳으로 나타났다. 또 시멘트가 주원료인 레미콘이나 시멘트로 만든 PHC파일(콘크리트파일)이 부족해 공사가 중단된 곳은 각각 7곳과 9곳으로 조사됐다.
조사에 따르면 공공·민간 관계 없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철근·형강 수급 불안의 주원인은 그간 제강업계의 '최적생산 최적판매' 경영전략에 따른 생산량 제한의 여파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협회 측은 분석했다.
중소건설사보다 물량 확보가 용이한 중견사에서조차 사업을 포기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 중견사 관계자는 "올해 필요한 물량은 확보했는데 새롭게 수주하는 공사는 단가가 안 맞아 입찰을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내년 물량 확보를 위해 제강사와 직거래 방안을 강구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철강재 수급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건설업체의 피해는 물론 아파트 입주지연 및 시설물의 품질저하 등 사회적 문제로까지 비화될 수 있어 수급 불안 해소를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지난 9일 공사기간 연장 등을 통해 건설업계의 부담을 완화하고, 공급확대 및 유통시장 안정을 적극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반면 제강사와 연간단위 공급계약을 하는 대형 건설사의 경우, 아직 공사 진행에 차질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자재 부족 현상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비상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A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대형사는 제강사와 직접 거래해 물량을 확보하다 보니 아직까지 큰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B대형건설사 관계자 역시 "현재 수급 상황에 문제는 없다"면서 "장기화할 경우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데, 그때는 중국산 철근 수급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