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회의 열리는 날…양제츠-블링컨 전화통화

2021-06-12 07:22
中 CCTV 보도 "美 요청에 응해 이뤄진 전화통화"
양제츠 "'소집단 이익' 기반한 집단정치 하지 말라"…미국 '스몰서클' 외교 비난
"대만은 中 핵심이익…'하나의 중국' 준수하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 [사진=아주경제DB]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11일(현지시각) 전화통화를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두 사람 간 지난 3월 알래스카 담판 이후 첫 접촉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날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미국이 대중국 견제 움직임을 주도하고, 여기에 중국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이뤄진 통화다.

중국 국영 CCTV는 이날 "양 정치국원이 블링컨 장관 측의 요청에 응해 전화통화를 했다"며 두 사람의 전화통화 내용을 보도했다. CCTV 보도에 따르면 양 정치국원은 전화통화에서 "대화와 협력이 중·미 관계의 주류여야 한다. 협력은 양방향으로 상호 이익이 돼야 하며, 서로의 관심사를 균형 있게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 정치국원은 "중국은 미국과 충돌·대립하지 않고, 상호 존중하고 협력해 상호 윈윈을 실현함과 동시에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확고히 수호하는 데 주력할 것"임을 강조했다.

특히 대만 문제에 대해서 미국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양 정치국원은 대만 문제는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 핵심 이익과 관련된 것"이라며 "대만은 중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일부분으로, 전 세계에는 오로지 하나의 중국만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대만 문제를 신중하고 적절히 처리하며, 실질적인 행동으로 중·미 관계와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을 수호할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양 정치국원은 이날 개최되는 G7 정상회의를 겨냥한 듯, 미국의 '스몰서클' 외교를 맹비난했다. 그는 진정한 다자주의는 국제법을 기초로 평등하게 협력하고 상호 윈윈하는 것이라며, '소집단(小集團) 이익'에 기반한 '집단정치'는 '가짜 다자주의'로, 겉으론 다자주의를 내걸면서 실제론 일방주의를 행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양 정치국원은 코로나19 중국 기원설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중국은 국제방역 협력에 적극 동참하고 지지한다"며 "중국을 모욕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악렬한 행위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했다. 또 "미국 일부 인사들이 '우한 실험실에서 코로나19가 유출됐다'는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꾸며내는 것에 대해 중국은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미국이 사실과 과학을 존중하고 코로나19 기원 문제를 정치화하지 말고 국제방역에 더 에너지를 쏟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양 정치국원은 다음달 1일 맞이하는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성대히 축하할 것이라며 사회주의 체제 우월성도 강조했다. 그는 "중국 인민은 중국 공산당의 굳건한 지도하에 위대한 성과를 거뒀으며, 앞으로 더욱 긴밀히 단결하고, 더욱더 분발해 흔들림 없이 중국 특색 사회주의 노선의 길을 걸어가 국가를 더욱 번영시키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CCTV는 블링컨 장관의 발언은 짧게 언급하는 데 그쳤다. 보도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미·중 간 최근 일련의 접촉이 양자 관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미국은 중국과 단계별 접촉과 교류를 늘리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하고, 미·중 3대 연합 공보(미·중 간 상호 불간섭과 대만 무기 수출 감축 등을 둘러싼 양국 간 합의)를 준수하고 있다며 미국은 중국과 중요한 국제 지역 문제에 대한 소통과 조율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CCTV는 이어 양측은 또 다른 공통 관심사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짧게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