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온 한·미 '여행의 자유'...미, 여행경보 대폭 완화해 국경 재개 돌입

2021-06-09 10:14
총 114개국 여행경보 조정...1단계는 한국 포함 11개국에 불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자국에 채웠던 빗장을 다시금 풀고 있다. 미국 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확대와 함께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잦아든 국가들도 늘어나면서, 자국의 입·출국 통제를 일부 완화한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사실상 별다른 제약 없이 양국 간을 이동할 수 있는 수준으로 돌아왔다.

8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는 자국민을 상대로 전 세계 114개국에 대한 여행경보(Travel Advisories)를 조정했다. 미국 국무부가 발령하는 여행경보는 △일반적인 사전주의 △강화된 주의 △여행 재고 △여행 금지 등 총 4단계로 나뉘며, 이는 권고 사항일 뿐 강제성을 띠진 않는다.

이날 국무부는 총 11개국에 대해 여행경보를 1단계로 낮췄고, 2단계와 3단계로 조정한 국가는 각각 20개국과 66개국이다. 다만, 여행 금지를 권고하는 최고 등급인 4단계에서 3단계로 완화한 국가 수는 61개국이며, 북한을 포함한 17개국에 대해서는 반대로 4단계로 여행경보를 상향했다.

이에 따라 미국 국무부의 여행경보 국가 현황은 각 단계별로 △1단계 11개국 △2단계 30개국 △3단계 84개국 △4단계 88개국인 상황이다.
 

9일(현지시간) 현재 미국 국무부의 여행경보 발효 현황. [자료=미국 국무부]


앞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인도발·B.1.163.2)가 전 세계에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미국 국무부는 지난 4월 19일 자국민 여행자의 감염 위협을 이유로 여행금지를 권고하는 여행경보 4단계 국가를 종전 34개국에서 160개국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실제 같은 달 20일에는 여행경보 4단계 국가를 하루 만에 85개국이나 늘렸으며, 21일과 22일에는 각각 39개국과 4개국을 추가했다. 이후 26일에도 2개국을, 27일과 28일에도 각각 1개국을 늘려 총 159개국에 대해 자국민의 여행 금지를 권고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여행경보 2단계를 유지했으며 이날 추가 조정으론 종전보다 1단계 하향했다. 미국 국무부가 우리나라에 대한 여행경보를 1단계로 하향한 것은 지난해 11월 24일 2단계로 상향한 지 196일 만이다.

현재 미국 국무부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각국의 보건 상황에 따라 별도로 발효하는 여행경보 권고를 반영해 여행경보 단계를 조정하고 있다. 이날 CDC는 우리나라에 대해 종전 2단계에서 1단계로 조정한 것을 포함해 총 61개국에 대한 경보를 하향 조정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CDC가 한국에 대한 여행 보건 수준 1단계로 발령했다"며 "이는 한국의 코로나19 확산 수준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20일(현지시간) 당시 미국 국무부의 여행경보 발효 현황. [자료=미국 국무부]


아울러 미국 국무부와 CDC는 오는 7월 23일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는 일본에 대해서도 여행경보를 종전 4단계에서 3단계로 완화했다.

일본 정부가 일부 지역에 3차 긴급사태를 발효한 가운데,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8일까지 일본의 코로나19 확산세가 25일 연속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일에는 2개월여 만에 하루 확진자가 1500명을 밑돌기도 했다는 점에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CDC는 4단계 경보에 대해 해당국으로 여행을 피하라면서 반드시 여행해야 할 경우에는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치라고 끝내도록 권고한다. 반면, 3단계는 해당 국가 여행 전 백신 접종을 끝내야 하고, 비접종자는 비필수 여행을 하지 않도록 권고해 다소 경고 어조가 약한 수준이다.

다만, 도쿄올림픽 개최를 강행하려는 일본 정부의 의사에 미국 행정부가 기존 입장에 따라 이를 지지해주기 위한 의도도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달 일본에 대한 4단계 경보 상향이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이날 미국 국무부의 여행경보가 4단계에서 3단계로 완화한 국가는 일본 외에도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러시아 등 유럽 국가들과 캐나다, 멕시코 등 미국 주변국도 포함했다. 이날 CDC는 자국에 대한 여행 권고 수준도 4단계에서 3단계로 낮췄다.
 

미국 뉴욕에 소재한 JFK국제공항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